손경화 에듀손손 대표―역사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진로는 없다

시사저널 청풍 승인 2021.02.09 16:22 의견 0
손경화 에듀손손 대표


‘뜬다’는 표현을 입힐 수 있는 역사 강사들이 있다. 화려한 입담으로 역사를 영화처럼 설명하는 강사들, 깊이 있는 역사 이야기를 ‘오늘’에 접목시켜 재미와 의미를 배가시키는 역사 강사, 에듀손손의 손경화 대표는 후자에 가깝다. 나긋나긋한 말씨지만 강한 어조로 역사의 의미를 전달한다.

어느새 몸을 앞으로 숙여 그녀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정형화된 강의 교본이 없어 매 시간 강의 내용이 다르다는 손 대표는 15년 동안 교본 없는 강의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손 대표가 안내하는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길은 입체적이고 다채롭다. 결국 역사에 대한 관심은 증폭되고 이해도는 높아진다는 결과를 낳는다.


역사의 범위나 대상이 다양하지요? 역사 강사로서의 손 대표님의 연혁이 궁금합니다.

저는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층에게 역사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진행하는 답사가 너무 즐겁고 의미 있게 느껴져 답사여행을 시작으로 역사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15년 전에는 우리 아이들도 어렸고 아이들과의 여행이 좋아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왕이면 교육적인 여행으로 추진하자는 취지를 담고 답사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전공은 사회복지입니다. 역사의 매력에 빠져 사대에 다시 편입학해서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제가 역사 강사로 첫발을 떼는 시작이었습니다.

답사를 가려면 미리 이론적인 수업이 필요합니다. 무작정 여행만을 목적으로 떠나는 답사가아니라서 답사현장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재미와 의미 둘 다 놓치는 빈껍데기 여행이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답사 여행 전, 이론수업이 아이들에게는 역사지식을 높여주고 학부모들에게는 역사성 있는 수준 높은 수업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답사 여행을 전문으로 시작한 통로가 되었습니다.

독립기념관 답사 (천안 유관순열사 4·1 만세 운동 현장인 독립기념관에서 재현)


손 대표가 답사여행을 시작할 즈음 시장이 좁았던 아이들의 역사 공부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손 대표는 좋아하는 역사를 마음껏 강의할 시대를 최적화된 여건에서 만나게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 한국사는 필수 아닌 선택이었지만 어느 순간에 어머니들이 먼저 알아주셨다. 역사 전문 강사를 양성하면서 에듀손손이 확장되고 에듀손손 안에서 역사의식을 배워가는 학생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당시는 구미에서 살고 있었는데 대전으로 이사 오는 결단을 하게 된다. 대전에는 연고가 없었지만 스무 살 무렵 잠시 들렀을 때 좋았던 기억이 오래 남아 대전으로 터전을 옮기게 되었다. 물론 그날의 선택이 옳았다.


에듀손손 ‘역사진로’를 표방하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진로는 없다.

시대의 변화 사회의 흐름은 모두 ‘역사 진로’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 많은 ‘진로’가 있지만 ‘역사진로’라는 단어 자체를 쓰는 조직이 없다보니 에듀손손의 ‘역사진로’는 상표등록 되어 그 가치를 보존하게 되었다.

역사 전문가로 활동하는 강사들은 기관, 자유학기제, 대학교, 지역인재 임용 9급 공무원 수업을 통해 애듀손손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지방학생들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지역인재 임용 시 한국사는 필수 과목인데 아직도 한국사 전문 강사가 부족한 여건이라 손 대표의 활약이 돋보인다.


손 대표는 역사인물 중 정조를 매력적인 인물로 손꼽았다. 영화 ‘역린’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리가 아는 정조는 문인 중의 문인이지만 손대표가 바라보는 정조는 ‘무인에 가까운 문인’으로 해석됐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바로 이것이다. 정답은 없지만 입체적으로 인물과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과거를 진단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역사의 힘이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성을 담은 말이다. 미래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아이들에게 역사공부가 왜 필요할까요?

아이들에게 역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교양이며 지식입니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아야 세대를 이해하는 힘이 생깁니다. 역사를 알면 그 시대는 그 방식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편적인 예로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치도 시대의 피조물이라고 이해하면 반면교사를 통해 더 발전된 미래를 만들 수 있고 세대공감이라는 결과물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어른들한테는 역사를 통해 뿌리를 찾아주는 과정이 자부심을 심어주고 뿌리의식은 흔들리는 가치관이나 의식에 든든한 지렛대역할을 하게 됩니다.

매년 떠나는 3·1만세 운동 근 현대사 답사모습 (서대문 형무소에서 만세운동 재현)


백두산 정상을 열한 번이나 올랐다는 손 대표. 백두산은 우리 역사의 기준이며 뿌리이다. 2008년 처음 답사로 만났던 백두산은 가슴 설레는 우리 역사의 현장이다. 만주 벌판을 달리면서 종횡무진 활약했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가슴이 뛰었다. 열한 번 정상에 오를 때마다 똑같은 마음으로 백두산과 만나지 않았다.

2008년을 시작으로 11회 진행된 중국 고백(고구려 백두산) 답사


코로나로 인해 여러 수업이 줌 강의 등으로 대체되면서 역사의 현장에서 설레던 그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어 안타까움만 커졌다. 너무 보고 싶다.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나에게 말을 걸어본다.

“백두산아, 너를 정말 사랑하고 있었구나.”

손 대표의 강의는 품격이 다르다. 역사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시대에 맞게 일정한 잣대를 두지 않는다. 똑같은 강의는 숨 쉬지 않는 강의다. 손 대표는 교재가 없다. ‘오늘’에 맞는 강의는 대상에 따라, 그날의 이슈에 따라 강의는 입체적으로 변한다. 수업 후에 그 날 사용된 교재는 다 폐기하면서 수업을 마감한다.

손 대표는 답사 시작의 최적기를 초등학교 2, 3학년 때로 가늠한다. 답사가 주는 가장 큰 힘은 자기주도 위기대처능력을 현장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신라 진흥왕 때 화랑도도 전국 국토여행을 하며 역사의 현장 앞에서 지혜를 키우고 무술을 익혀나갔다.


역사를 공부하고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뿌리를 알게 되면 나만의 울타리 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너 그리고 우리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고 나아가 나를 낳아준 우리나라에 관심 갖게 된다. 결국 역사 앞에서 객관적으로 순종하며 미래를 재단해가는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손 대표는 버킷리스트중 하나인 ‘15년간의 답사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아이들이 답사 안에서 성장해나가는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려한다. 결국, 역사 안에서 한 사람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의 힘을 공유하도록 하려는 바람이다.

현장을 시작으로 단단한 토대를 이룬 에듀손손의 파워는 앞으로도 지치지 않을 것이다.

손대표의 행보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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