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사관학교 한상하 교장, 재도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

사업 실패의 요인,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경쟁 심화와 경영자의 자질

정다은 기자 승인 2022.01.07 15:22 의견 0

“재도전사관학교에서는 전액 무상으로 재도전 희망여행, 재도전 희망캠프, 재창업 역량캠프, 재창업 인큐베이팅 등 다향한 콘텐츠로 재기를 희망하는 중소기업 경영자, 소상공인 사장님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재도전사관학교 한상하 교장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쯤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부도 또는 폐업을 경험해 좌절과 절망에 빠진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재기(再起)의 기회를 제공해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재도전 전문기관이 있어 찾아갔다. 재도전사관학교 한상하 교장을 만나봤다.

재도전사관학교

Q. 재도전사관학교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사업 실패 등으로 좌절과 절망에 빠진 중소기업 경영자 및 소상공인들에게 재기(再起)의 기회를 제공하여 다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재도전 전문기관으로 전액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재도전사관학교를 설립하게 된 동기는?

A. 저 또한 인생에 있어서 수많은 좌절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주식형제천개유 급난지붕일개무(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라고 하지요. 즉, 잘 나갈 때는 주변에 사람이 많지만, 힘들 때는 옆에 아무도 없더라는 말과 같이 저 역시 힘들어져 보니 부모, 형제, 친척, 친구 등등… 모두가 등을 돌리더군요. 그때의 상실감은 삶에서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우연히 2011년에 부산의 한 중견기업 회장님이 사업에 실패하신 분들을 위한 쉼터를 만드시겠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재)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라는 곳에서 9년간 원장으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 또한 직원 17명이 있는 교육 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었고 회사를 운영하면서 대기업, 중소기업 임직원들을 상대로 교육을 했지만, 정신적, 물질적 고통과 주변인들에게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사업 실패 중소기업인들을 돕는 것이 더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이 되어 제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직원들에게 넘기고 재단에 합류했습니다.

합류 초기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는 실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고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종교인 등 안 만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분과 소통하면서 재도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후원해주시던 중견기업 회장님의 개인신상의 문제로 힘들게 운영해왔던 재단의 사업을 일시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9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고 이때까지 재도전 기업의 버팀목이었던 재단이 지원 업무를 중단하다 보니 재도전 기업인들의 실망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의 시간이 흘러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미력하나마 저 혼자서라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3개월 동안 전국을 누비면서 개별적으로 사업 실패로 힘든 사장님들을 만나서 돕기도 하고 재도전 관련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8월에 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재도전 기업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2021년 6월에는 설립 취지에 공감하는 많은 분의 응원과 후원에 힘입어 경상남도 함안에 작은 폐교를 하나 장기 임대를 해서 ‘재도전사관학교’를 설립했습니다. 재도전사관학교에서는 전액 무상으로 재도전 희망여행, 재도전 희망캠프, 재창업 역량캠프, 재창업 인큐베이팅 등 다향한 콘텐츠로 재기를 희망하는 중소기업 경영자, 소상공인 사장님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재도전사관학교 한상하 교장

Q. 재도전사관학교를 운영하면서 느낀 주요 사업 실패 요인은 무엇이던가요?

A.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경쟁 심화

두 번째, 경영자의 자질

코로나19 이전부터 글로벌 무한 경쟁과 급격한 트렌드의 변화로 중소기업은 힘들었습니다. 여기에 최저임금, 근로시간,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과도한 규제가 사업을 하기 더 힘들게 만들었고, 거기에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성장보다는 생존에 사활을 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기업가정신의 부재, 현실안주, 방만경영 등 경영자 본인의 문제도 사업 실패의 요인이다고 봅니다.

Q. 청년 창업에 실패가 특히 많은 게 현실인데, 이유가 무엇일까요?

A. 청년은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19시대의 청년은 너무나도 힘이 듭니다. 3포세대가 아니라 N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의 행복지수는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하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취업이 힘들다보니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창업시장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아니 더 리스크가 크다고 말씀을 드려야 하겠지요.

취업은 당장 못 하더라도 기다렸다가 다른 회사나 조금 급여 수준이 낮은 회사로 취업을 하면 되지만, 창업을 했다가 실패하면 단순히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가슴에는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맙니다. 정부에서는 취업의 대안으로써 청년들이 창업을 하기 쉽도록 초기 지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업계획서 하나만 잘 쓰면 1, 2억은 쉽게 받을 수 있는 창업 생태계입니다. 하지만 어디 돈만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습니까? 2020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만 39세 미만의 창업자는 전체 창업자의 33%로써 가장 많지만, 폐업률 또한 27%로 가장 높습니다.

청년 창업자의 실패 원인은 바로 경험 부족과 준비 부족입니다. 거기에다 정부에서 창업 진입은 쉽게 만들었지만 후속지원은 전무한 상태라 뿌리가 약한 청년 창업자들이 쉽게 무너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히 일일 수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청년을 위한 대표적인 창업지원 사업중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있습니다. 최대 1억까지 사업비를 지원하고 1년간 멘토링, 교육, 보육을 지원하는 사업이죠. 최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전수조사한 결과 수료한 5년 이상 기업 중 67.7%가 매출이 ‘0’원이라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사업화 자금도 좋지만 청년 창업은 경험과 준비가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업화 이전에 철저한 준비를 위한 선배 창업자 밑에서 도제식 교육이나 창업 전반에 대한 교육을 선행해야 합니다. 그러한 준비기간에는 사업화자금이 우선이 아니라 최소한의 생활비는 신경 쓰지 않도록 정부에서 지원 해주고 이 과정을 이수한 우수한 청년들에 한해서 심사를 거쳐 사업화 자금과 후속지원을 하는 것이 청년 창업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재도전사관학교 한상하 교장

Q. 사업에 실패한 분들이 재창업을 할 때 실패하지 않는 팁 부탁드립니다.

A.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는 재창업은 재앙이나 다름없습니다. 재창업 성공의 지름길은 없습니다. ‘실패를 경험해 본 경영자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말은 실패한 사람에게 흔히 할 수 있는 위로에 말에 불과합니다. 단순한 실패 경험 자체로는 절대 재도전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실패의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되어야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를 통한 성찰과 반성의 시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후에 자신의 역량을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재창업에 도전한다면 분명 성공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Q. 앞으로 과제가 많을 것 같아요.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A. 아직도 우리 사회는 사업 실패에 그렇게 관대하지 않습니다. 좋은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이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기업인들을 보면 한두 번 실패하지 않은 기업인이 없습니다. 실패를 장려할 수는 없지만, 실패를 배척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실패가 자산이 되는 사회,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 일환으로 2022년 초 부터 ‘청년 Re-challenge 포럼’과 ‘시니어 Re-challenge 포럼’을 수도권과 지방에서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재도전의 진정한 의미와 세대별 올바른 재도전 프로세스를 전파할 계획입니다.

재도전사관학교

Q. 살아가면서 한상하 교장 선생님 인생 모토는 무엇인가요?

A. 저의 인생의 모토는 ‘나눔’과 ‘진정성’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받을 때보다는 나눌 때 더 행복했었고 어떤 일이든 마음 먹기는 쉽지만 끝내 성공을 이루신 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핵심은 진정성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토로 저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소외되고 힘들지만 재기(再紀)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장님들을 위해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企業을 살리고, 人을 살린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실패는 어쩌면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일로 넘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넘어진 이유를 명확히 알고 이를 資産化할 수 있다면 실패는 우리에게 좌절과 절망을 가져다주는 실망의 아이콘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해주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설립취지로 2021년 6월 많은 분들의 응원과 후원에 힘입어 재도전사관학교를 개소했습니다.

화려함, 고급스러움보다는 투박하지만, 진실성을 가지고 꾸준히 재도전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어드리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장약력

현) 재도전사관학교 교장 (2020~)
전) 재단법인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원장 (2011~2019)
현) 사단법인 재기희망지원협회 정책위원장 (2019~)
현) 사단법인 경북청년CEO협회 고문 (2019~)
현) 부산지방 중소기벤처기업청 재도전협의회 위원 (2018~)
현) 부산 피닉스클럽(재도전기업인협회) 고문 (2020~)
현) 법무부 통영구치소 교정위원 (2017~)
전) 컨설팅그룹 에너자이저 대표이사 (2005~2011)
전) LG그룹 혁신학교 센터장 (1991~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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