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 강풍에도 9언더파로 역전 우승 이경훈, 미국PGA 새 역사 썼다. 최초로 25언더파 이상 기록으로 한국 선수로 첫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우리나라 출신 선수 이경훈은 5월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7,46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10만 달러) 파이널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쳐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여 우승 상금으로 163만 8000달러(약 21억 원)를 받았다.
이경훈은 미 PGA 투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최초의 한국인이 됐다.
저스틴 레이에 따르면, 이경훈은 미PGA 투어 사상 최초로 백투백 우승을 하면서 2년 연속 25언더파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여 지난해 이 대회에서 25언더파로 우승했다.
또, 이 대회에서 샘 스니드, 잭 니클러스, 톰 왓슨에 이어 4번째로 2연패한 선수가 됐다.
이경훈이 3라운드까지 공동 6위였으나, 마지막 날 아웃코스 9에서 버디 5개를 낚은 후 인코스 9에서 이글 1개와 3개의 버디를 추가하여,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였던 이경훈은 이날 6번 홀(파4)까지 버디 4개를 몰아치고 단숨에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2번 홀(파4)에서 15ｍ의 긴 버디 퍼트를 넣고 기분 좋게 출발한 이경훈은 6번 홀(파4) 버디로 선두에 올랐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12번 홀(파5)이었다. 선두에 1타 뒤처져 있던 이경훈은 242야드를 남긴 거리를 4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친 샷이 홀컵 1.5ｍ로 붙여 이글을 잡고 역전 단독 1위 기세로 이경훈은 13번 홀(파4)에서도 약 4.5ｍ 버디 퍼트를 넣고 2타 차 선두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경훈을 추격하는 선수들도 만만치 않았다.
텍사스주 출신 ‘골든 보이’ 스피스를 비롯해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잰더 쇼플리(미국)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이경훈을 따라붙었다.
이경훈이 1타 차로 앞서 있던 경기 막판에 흐름이 요동쳤다.
17번 홀(파3)에서 이경훈은 티샷이 그린 주위 벙커 턱에 놓여 타수를 잃을 위기를 맞았다. 벙커에 발을 딛고 시도한 두 번째 샷은 홀 약 3.5ｍ 거리에 놓여 만만치 않은 파 퍼트를 남겼다.
그러나 이경훈은 이 퍼트를 넣고 1타 차 리드를 유지했다. 반면 뒤 팀에서 경기한 스피스는 2.8ｍ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컵 왼쪽으로 살짝 모자라 동타 기회를 놓쳤다.
고비를 넘긴 이경훈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칩인 버디에 성공해 2타 차로 달아나며 역시 같은 홀 버디로 추격해온 스피스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이경훈은 이날 퍼트를 홀당 1.3회로 총 24번만 하는 등 샷과 퍼트 감각이 모두 호조를 보여 ‘노 보기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이경훈과 스피스에 이어서는 마쓰야마와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가 24언더파 265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경훈은 19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전망도 밝게 했다. 이경훈은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 다섯 번 출전했으나 모두 컷 탈락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상, 상금, 평균 타수 3관왕 김주형(20)은 18언더파 270타로 공동 17위에 올랐다.
김주형의 PGA 투어 최고 성적은 지난해 3월 푸에르토리코오픈 공동 15위다.
이경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조던 스피스는 이경훈이 9언더파를 친 데 대해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도 9언더를 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경훈의 역전 우승을 축하하며 PGA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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