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의 여행이야기] 바닷빛으로 물든 하늘, 하늘을 담은 바다가 아름다운바다와 산이 만나는 환상의 섬, 사량도

소천 정무영 승인 2022.10.12 14:54 의견 0

통영시에 속하는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한가운데 위치한 섬으로 처음 이름을 들을 때는 달콤한 “사랑도”로 들리나 정확한 이름은 “사량도”다. 사량도는 윗섬과 아랫섬 사이를 흐르는 물길이 뱀처럼 생겼다 하여 생긴 지명이라고 하며, 사량도의 옛 이름은 “박도”로 두 개의 사량도중 위쪽에 위치해 있는 섬의 조선 초기 지명은 ‘상박도’였고 아랫섬은 ‘하박도’였다고 한다.

통영 미수항이나 가오치항 또는 삼천포항에서 갈 수 있는데 사량도와 가장 가까운 용암포에서는 배로 20분이면 도착하고, 가오치항에서는 40분정도면 도착한다. 뱃시간은 거의 1시간 간격으로 운행이 되고 있으며 가오치항에서는 사람뿐 아니라 자전거, 자동차도 탑승가능하며 자동차를 가지고 가려시면 가급적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배 탑승시 신분 확인을 위해서 반드시 신분증을 준비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산빛이 연두로 바뀌기 시작하면 봄맞이 매화산행을 시작으로 섬 산행에 나서게 되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곳이 사량도 이다. 이른 봄 진달래, 벚꽃, 철쭉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봄꽃산행이 시작되기 전에 섬 산행이 인기인 이유는 육지보다 섬이 먼저 봄맞이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육지의 산들은 산불방지를 위하여 대부분의 산이 5월 중순 또는 하순까지 등산로가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통제되는 되는 산이 많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산과 바다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섬 속의 산, 바다를 거니는 듯 산을 오를 수 있는 곳, 사량도를 올해는 가을에 찾아왔다.

몇 해 전 봄에는 봄기운을 만끽하며 수우도전망대를 들머리로 지리망산(398m), 불모산(399m), 가마봉(301m), 옥녀봉(303m)으로 이어지는 윗섬의 짜릿한 능선을 걸었고, 올해는 아랫섬 읍포마을을 들머리로 올라 용두봉, 망봉, 칠현봉(349m)을 지나 사량대교로 하산하는 칠현산 암릉산행을 즐긴다.

윗섬의 정상인 지리망산은 날씨가 맑은 날이면 수우도 넘어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하여 “지리망산”이라 하였는데 정상석은 “지리산”으로 되어있다. 아랫섬의 정상은 “칠현산 칠현봉”이며 아랫섬은 갯바위낚시터와 일출을 볼 수 있는 차박지로 잘 알려져 있고 섬답지 않게 어업보다는 농업이 주업이라 한다.

칠현봉은 모두 일곱 봉우리로 이루어져 붙여진 이름으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해발 “0”에서 시작하여 체감 높이는 더 높게 느껴지며, 윗섬과 아랫섬 사이를 흐르는 강 같은 바다도 보기 좋고 섬 산행답지 않게 숲길과 암릉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짜릿한 곳이다.

조심조심 가파른 숲길과 바윗길을 올라 능선에 올라서면 파란하늘아래 펼쳐지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하늘 담은 바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오며, 오르락 내리락 안내봉을 잡고 걸어가는 칼바위 능선길은 오금을 저리게 하기도 한다. 어느 높은 산과 산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 못지않게 아름다운 옥녀봉출렁다리는 산객의 발걸음을 느리게 하고 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윗섬과 아랫섬을 있는 사량대교는 멀리서도 아름다움이 빛난다. 또한 발 아래로 정겨움이 가득한 어촌마을과 항구의 모습은 어느 명화의 그림처럼 평화롭고 아름답다.

산을 내려와 사량대교를 바라보며 아이스커피 한 잔으로 하루의 행복을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을 약속하며 배에 오른다. 배에서 보는 지는 해의 모습은 오랫동안 아름다움으로 추억할 사량도의 기억을 붉게 물들이기에 충분하다.

■ 추천코스

○ 윗섬

수우도 전망대 → 지리망산 → 불모산(달바위) → 가마봉 → 옥녀봉 → 금평항선착장(8km, 4시간 30분~5시간)

○ 아랫섬

읍포마을 → 용두봉 → 망봉 → 칠현봉 → 사량대교 → 금평항선착장(6.3km, 4시간 30분)

○ 종주코스

(윗섬)수우도 전망대 → 지리망산 → 불모산(달바위) → 가마봉 → 옥녀봉 → 사량대교 → (아랫섬)칠현봉 → 망봉 → 용두봉 → 읍포마을선착장 (15km, 8~9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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