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빈 의원, 최연소 이장에서 시 의원, “좀 더 큰일 해 보고 싶었다”

김동빈 의원, 최연소 이장에서 시 의원, “좀 더 큰일 해 보고 싶었다”

정여림 작가 승인 2022.11.08 14:15 의견 0

지난 6월 시행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3수만에 당선돼 세종시 의원이 된 김동빈 의원(국민의 힘, 부강‧금남‧대평동). 태어난 세종시 금남면에서 부모님을 모시며 고향을 지키다 이장을 맡았는데, 더 큰 일을 해달라는 어른들의 권유로 시 의원이 됐다. 7월 1일 의정을 시작한 이래 이날까지 110일이 넘었다는 그. 초선의원으로서 해야 할 공부도 많고 시 살림살이 꿰기도 여념이 없다는 그를 의원실에서 만나봤다.

초선의원으로서 110일을 지냈다. 공부하지 않으면 어디에 무슨 예산이 들어있나 몰라… 의원 되고 과로에 얼굴이 부었다

그는 의원이 되고 나니 그 자리가 막중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항상 겸손해하고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하며, 세종시 미래 비전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의원이 되고 나니 피곤이 쌓인다. 술을 전혀 먹지 않는데도 항상 술이 덜 깬 사람같이 얼굴이 부어있다. 최근 1개월간 밤 11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갔다. 공부하지 않으면 어디에 무슨 예산이 들어있나 모른다. 민원인이 ‘도로에 벚꽃 좀 심어주세요’라고 요청하면 나무를 어디서 심는지, 관리 부서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 그 이후에나 관계 부서에 제안할 수 있다. 그 부분에 예산이 얼마나 잡혀 있고, 협의가 가능한지 타진하는 것이다. 공부하지 않으면 공무원들에게 책잡혀 대화 자체가 안 된다.”

그는 열변을 토하다 책꽂이에 얹혀진 두꺼운 예산서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시 예산의 3조라는 돈이 여기에 숨어있다. 내가 예산을 잘 파악해야 적재적소에 알뜰하게 쓰여 세종시를 발전시킬 수 있다. 초선은 주민들 인사하고 행사 다니기보다, 책상에 앉아 공부해야 한다. 초선은 행사 자리에 안 보여야 일 잘하는 것이다.”

그의 책상에 놓인 업무 달력에 빼곡한 일정이 그의 일상을 잘 대변해 주는 듯했다. 또 시 의원은 시 예산만 다루는 줄 알았는데 교육청 예산도 승인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교육예산도 어마어마하더라.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곳이라 아이들의 복지도 좋다. 학교장에 대한 권한이 크다. 그러면 학교도 지역주민에 베풀어야 한다. 학교 운동장도 개방해 시민들 운동 공간으로 쓰게 해야 한다.”

110일여 의원직을 수행하며 예산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그 자금을 내 돈같이 생각하면 헤프게 쓰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혈세의 낭비나 남용을 경계했다. 자신의 의원실을 둘러보며 초선의원다운 양심과 의욕도 보여줬다.

“이 의원실도 내 개인 방이 아니다. 시민을 위해 일할 때 쓰라고 만들어 준 방이다. 태극기, 의원윤리강령을 게시해 놓고 확고한 국가관과 청렴한 마음자세를 다질 필요가 있다.”

열변을 토하는 그의 피로한 얼굴에서는 초선의원만이 가질 수 있는 패기와 의기도 넘치고 있었다. 그가 앞으로 일 잘하고 깨끗한 정치인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최연소 이장’ 하다, 좀 더 큰 일 해 보라는 어른들 권유로 정치 입문

그는 세종시 금남면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모시고 살다, 이장도 맡아 마을을 12년 동안 돌봤다. 그는 최연소 이장이기도 했는데 어른들이 ‘시 의원 해서 우리 지역에 더 큰 일 좀 해 봐라’는 추천이 많았다. 그도 좀 더 큰일을 해 보겠다는 각오로 의원 선거에 도전했는데 지난 이력을 전했다.

“첫 번째, 두 번째 도전에서는 낙선했다. 두 번째 선거에서는 63표 차이로 아쉽게 낙선됐는데 세월호 사고가 터져 국민 마음이 서글퍼 새누리당 후보를 버린 것 같다.”

그 때문에 의원이 되기 위한 준비기간이 길었는데, 두 번 낙선되고는 지역 일에 전념했다. 금남면발전위원회를 이끌며 지역에 도시재생 사업비 99억을 확보해 지역 미술사업, 전선 지중화 사업, 보도블록 사업 등에 힘을 보탰다. 무질서한 지역 주차 공간 정비사업도 펼쳤다며 사업을 설명했다.

“금남면 도로 사업은 아직 진행 중이라 전선 지중화 사업이 아직 진행 중이다. 전선 깔고 덮고, 통신선 깔고 덮고 하는 비효율적 작업을 지적하고 공동구 설치 같은 합리적인 방법을 주문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에 공설운동장… 큰 규모 프로젝트를 구상해야

지난달 15일 세종시의회 제78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김동빈 의원은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에 대한 5분 발언을 했다.

세종시 금남면 일원의 19개리에 그린벨트가 걸쳐져 있는데 이는 금남면 전체 면적의 54.5%이다. 지역의 절반이 넘는 곳이 그린벨트로 묶여있고, 이로 인해 해당 지역민들은 사실상 부동산 개발과 매매를 못 하는 등 상대적 불이익을 겪고 있다는 요지였다. 그는 개발제한구역에 묶이니 지역균형발전이 저해되고 이는 도‧농간 또 다른 주민 갈등을 만든다며,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주민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 등 새로운 유형의 사업발굴이 필요하다 했다. 개발제한구역을 모두가 쉬며 즐기는 명소이자 여가공간으로 만들어 가자며 발언했는데 그는 이에 덧붙이는 설명을 했다.

“개발제한구역에 소규모사업을 열기보다는 그린벨트를 이용하는 큰 규모 프로젝트를 구상해야 한다. 국토부에 건의해 100억을 끌어와 공설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주민들 행사와 화합의 공간이 여의치 않아 지역민이 함께하는 자리를 열지 못하고 있다.”


KTX 세종역 건립, 인구 이동 예상되니 이에 따른 사전준비 필요

그는 또 KTX 세종역 건립을 위해 정부가 조속히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2027년 상반기에 완공된다는 발표가 있었고, 국회 세종의사당 또한 2027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라 향후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 자리 잡는다. 그러니 위상에 맞는 교통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17개 광역시 중 KTX 역이 없는 시는 유일하게 제주도와 세종시 뿐이다. 이번 추경예산에 KTX 세종역 타당성 연구 용역비 1억 8천만 원이 통과돼 세종역 설치의 염원은 재탄력을 받고 있다. 세종 국회의사당이 완성되면 국회의원 300명, 그 직원 및 가족, 그 외 따라붙는 부서 등을 계산하면 근 5천여 명 정도의 인구 이동 움직임이 예상되니 이에 따른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또 세종시민이 수도권과의 접근성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내용도 피력했다.

“충북 오송에 KTX 역이 있는데,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50여 분 소요된다. 오송역에서 다시 세종시까지 들어오려면 30여 분 더 걸린다. 세종역사가 설치되면 그 시너지와 경제 활성화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금강보행교를 지적하며 장애인 노약자를 배려하는 세종시 되어야

그는 현재 의회에서 산업건설위원회 부위원장, 세종시 예산심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세종시 행정사무감사에서 그는 장애인과 노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함을 꼬집었다. 올해 3월 개통해 국내 최장 보행전용교량으로 세종시의 랜드마크가 된 금강보행교에 대한 문제점이었다.

“1,200여억 원의 거금을 들여 보행교가 지어졌는데 의회에 들어와 전망대에 가보니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그러니 경사도가 있는 교량 특징상 지체장애인, 노약자는 교량에 진입하기가 어렵다. 시공사 측이 이들을 배려하지 않아 이들은 세종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릴 평등권을 박탈당한 것이다. 행정복합도시에서 배려하지 않은 행정은 있을 수 없다.”

김 의원이 이에 대한 문제를 적극 제기 하자 교량을 건설한 LH에서 관련 문제점들을 검토 중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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