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티스트 최나경, 영롱한 매력!

행복한 음악가의 삶을 바라보다!

최성미 기자 승인 2019.12.12 15:31 | 최종 수정 2019.12.12 15:42 의견 0

‘플루트의 여신’, ‘이 시대 플루트의 선구자’, ‘황금처럼 빛나는 음색, 진주처럼 영롱한 울림, 경이로운 기교, 파워풀한 리듬....’ 등은 모두 플루티스트 최나경에 대한 그동안의 찬사다. 어린 시절 리코더를 배우다 플루트의 매력에 빠져 걸어온 플루티스트의 삶. 예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한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를 보여준 그녀에게 궁금한 것이 많다. 12월6일 대전 시립연정국악원 작은 마당에서 대전 시립교향악단 챔버 시리즈4 로 대전을 찾는 플루티스트 최나경(재스민 최)을 만나보았다.

 

반갑습니다. 어린 시절 플루트와 만나 현재 세계적인 플루티스트가 되기까지 플루트와 함께 살아오셨는데, 플루트 외에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네, 저는 지금까지 플루트만 알고 살아온 것 같아요. 손이 아팠을 때도 플루트 외에 다른 것은 하고 싶은 게 없고, 플루트만 해왔는데 어쩌나 걱정을 했어요. 플루트 만 하고 싶은 마음은 현재도 변함없어요. 그런데, 최근 얼마 전에 새로운 취미가 생겼어요. 바로 유튜브 브이로그를 만들어 올리는 거에요. 아직 시간이 없어서 많이 만들진 못했지만 너무 재미있어요. 그동안 유튜브에 연주 영상은 많이 올라와있지만, 자신의 얘기도 하고 삶을 영상으로 찍어가는 면에서 브이로그는 전혀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직접 영상을 찍고 편집도 직접 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나 베토벤은 익숙한 작곡가이지만, 슐호프나 드메르스망 등은 익숙하지 않은데 어떤 마음으로 레파토리를 준비하셨나요?

편성을 보면 아시겠지만 되도록 많은 종류의 악기들과 연주자들과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어떻게 하면 윈드(관악기)와 현악기를 한 무에서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구요. 레퍼토리를 보시면 드메르스망이나 웹스터의 곡은 롯시니 윌리암 텔이나 비제의 카르멘으로, 워낙 유명한 멜로디라 작곡가는 잘 몰라도 익숙하실 거 에요. 슐호프의 경우 전혀 새로운 편성인데 플루트 비올라 더블 베이스가 만나서 굉장히 안 어울릴 것 같지만, 고음의 플루트와 중음의 비올라, 낮은 음의 베이스가 서로 방해가 되지 않고 조합이 잘되어 어우러지는 그런 곡이에요. 멜로디도 재미있고 중간중간에 피콜로도 많이 나오면서 즐거움을 더하여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즐거운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지난 4월엔 대전예술의 전당에서 인아웃 콘서트에 함께 하셨고 다양한 스타일로 연주 투어도 하신 것 같아요.

네, 춘천에서는 이베르 협주곡을 공연했구요. 제가 연주 투어를 짤 때 같은 곡으로 쉽게 갈 수도 있지만, 여기저기 다른 곳과 다른 느낌, 다른 사람들과 공연 계획을 잡다보면 개별적으로 특징이 있는 공연이 되고 그것이 제게는 도전이 되어요. 똑같은 레퍼토리로 반복을 하면 쉽게 갈 수도 있지만 저는 쉽게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세계 무대와 견주어볼 때 한국의 클래식 시장이 작기 때문에 다양하게 공연을 준비해요. 항상 제 공연을 오셔도 매번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기를 기대해요.

 

연주 일정을 보면 정말 세계적이신데요.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의 우리나라의 음악적 위상이 이전보다 발전했다고 느끼시나요?

한국 음악계가 근래에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연주자들이 더 많아진 게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할까요? 클래식계 연주자가 많아짐으로써 그 연주자에 대한 관심이 많은 청중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은 몇 백 년 된 역사이기 때문에 저녁 먹으러 가거나 영화 보러 가는 것처럼 클래식 연주를 들으러 가고, 오늘 이 곡이 듣고 싶다하면 공연장을 찾는다면, 우리나라의 클래식 문화는 아직은 연주자의 이름에 따라 공연장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음악을 하면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 누구나 동경하는 삶이라고 보는데요, 선생님의 연주를 보거나 선생님과 대화를 하면서 무척 행복하시다는 느낌이 들어요.

네. 저는 행복한 삶에는 본인의 선택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을 선택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과 있기를 원하는 것, 때론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것을 천천히 만들어나가는 게 좋은 인생인 것 같아요.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사랑을 나눠주는 것처럼 행복한 연주자가 행복하게 연주를 할 때 그 행복이 나눠진다고 봐요. 연주는 투명한 작업이에요. 생각하는 게 음악으로 다 나오고, 말로 하지않아도 프레이징이나 감성표현으로 인생과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에 행복으로 가득찬 사람이 되면 음악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나온다고 봅니다.

 

2016년부터 대전시 공식 홍보대사로 임명되셨어요. 대전에서 실내악 연주로는 처음이라 기대가 됩니다.

네, 실내악으로 오는 것은 처음이에요. 대전은 제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연주한 곳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는 보여드릴게 많고,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아서 항상 기쁘게 연주하러 와요. 결혼 후 오스트리아에 살고 있고, 한국은 1년에 6번 정도 와요. 대전에 있는 가족들과 성모초 선생님들을 찾아가기도 하고 중요한 연주 때 오시기도 하는데, 자주는 와도 연주만 하고 가서 부모님께서 좀 서운해 하세요.(웃음) 때로는 서울이나 심지어 통영까지도 연주 보러 오시기도 했는데 그때는 정말 너무 행복했어요.

 

대전 시립연정국악원 작은 마당은 총 객석수 338의 그야말로 작은 마당이다.

그러나 대전에서 가장 뛰어난 어쿠스틱 홀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니 진정한 실내악의 묘미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세계를 누비는 플루티스트 최나경의 환상적인 무대가 진심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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