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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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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단상
  • 시사저널 청풍
  • 승인 2019.07.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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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의 딸 VS 경비원 딸

<홍경석 단상>

무녀의 딸 VS 경비원 딸

 

아버지께서는 너무도 일찍 이 세상을 버리셨다. 집안의 어르신으론 숙부님이 유일하다. 그래서 틈이 나는 대로 숙부님을 찾아뵙는다. 얼마 전에도 숙부님 댁을 찾았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재방송을 보고 계셨다.

 

가지고 간 선물과 외손녀의 사진을 드렸더니 너무 예쁘다며 기뻐하셨다. 거실에서 방송되는 '내일은 미스트롯' 덕분에 화제는 자연스레 주인공인 ‘미스트롯’ 최종 우승자 송가인에게 쏠렸다. “작은아버지, 저는 저 방송을 보면서 울었어요.” 숙부님께서도 눈시울이 뜨거웠다며 화답하셨다.

 

5월 4일자 조선일보 [아무튼, 주말- 김미리 기자의 1미리] ‘미스트롯 최종 우승 송가인’에도 나왔지만 그녀는 “몇 달 전까진 월세방서 비녀 만들어 팔았는데… 이건 기적이에요, 기적!”이라는 고백처럼 그동안 겪은 고생은 바다를 메우고도 남았지 싶다.

 

여기에 스스로 밝힌 외모 콤플렉스와, 일부 언론의 ‘송가인, 트로트 여왕이 된 무녀의 딸’이라는 기사처럼 어머니가 무녀(巫女)라는 또 다른 신분 콤플렉스라는 이중고까지 겪었을 것임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입장이었기에 다가오는 울림이 더욱 컸다.

 

여기서 잠깐, 기억을 두 달 전으로 옮긴다. 그 즈음 출판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다음 주 중에 홍 작가님의 저서가 출간됩니다.” 필자는 본업이 경비원이다. 사흘 연속 근무 뒤 이틀을 쉰다. 하지만 워낙 박봉이고 아내마저 고삭부리 아낙인지라 투잡을 하지 않으면 생활 자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쉬는 날에도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취재를 하고 기사까지 쓴다. 고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바쁜 와중에도 재작년엔 모 언론에 ‘가요는 삶의 축’ 이라는 나름의 칼럼을 320화나 연재했다. 야근을 하면서 1년 가까이 공을 들인 작품이다.

 

이번에 발간한 저서는 마찬가지로 3년 전부터 준비하여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거푸 노크했지만 출판사들의 숱한 거절 끝에 난산(難産)으로 출간되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이 책에서 필자는 다음의 세 가지를 키워드(key word)로 뽑았다.

 

첫째는 사랑이요 둘째는 도전, 다음으론 희망이다. 필자는 1959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다. 대한민국은 대학 진학률이 세계 1위인 나라이다. 그러나 과거엔 못 살았기에 초등(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가는 비율이 3분의 1밖에 안 되었다.

 

여기엔 필자도 포함되었는데 이는 그만큼 가난했다는 방증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 병이 든 홀아버지를 모시고자 소년가장까지 되었다. 역전에서 구두닦이를 시작으로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장사, 터미널에서 대기 중인 시외버스에 올라선 주전부리와 신문, 음료를 팔았다.

 

 

이후 공사장의 막노동과 공장에서의 ‘공돌이’ 등 그동안 경험한 고생은 산전수전(山戰水戰)도 모자랐다. 그처럼 가시밭길을 걸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신문팔이를 하면서 습관화한 매일의 신문읽기, 예컨대 ‘독서’는 후일 결혼하여 자녀를 데리고 도서관에 가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두 아이는 사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원했던 대학을 졸업했고 직장 또한 만인이 부러워하는 곳에 안착했다. 필자의 딸과 사위는 서울대를 졸업했다. 그러니까 ‘경비원의 딸’은 서울대와 동 대학원까지 장학생으로 졸업한 자타공인의 재원(才媛)이다.

 

아들 역시 현재 서울대에서 특별수업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자식농사의 성공’이라는 어떤 트리플크라운(triple crown) 달성이 저서를 발간하게 된 또 다른 동기였다. ‘미스트롯’ 최종 우승자 송가인은 “무녀의 딸”이라며 무시를 당했다지만 그녀의 어머니께선 시종일관 격려로 키웠다고 했다.

 

필자는 어머니 없는 무식쟁이란 이중고의 콤플렉스에까지 시달렸다. 그랬기에 필자는 아이들을 항상 사랑과 칭찬으로만 길렀다. 이어선 무식(無識)의 댐에 지식의 물을 보충하고자 만 권이 넘는 독서와 치열한 독학을 병행하여 편견의 벽까지 뛰어넘었다.

 

올해 환갑을 맞은 이 경비원 작가는 새로운 저서 ‘트롯은 삶의 낙’(가제)을 준비하고 있다. 이 또한 필자로선 중단할 수 없는 또 다른 도전이자 희망이다.

 

 

 

홍경석

 

대전광역시보 월간 ‘이츠대전’ 명예기자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세종.충청본부장

 

일간 ‘뉴스에듀’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장

 

저서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저서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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