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0 14:54 (목)
송은숙 칼럼 | 우리는 정말로 커피를 좋아하는 것일까?
상태바
송은숙 칼럼 | 우리는 정말로 커피를 좋아하는 것일까?
  • 송은숙
  • 승인 2019.10.08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언제든 물을 끓이고 커피잔을 식탁에 올려놓는다. 일정이 바빠 커피마저 마실 시간이 없으면 일회용 종이컵이나 보온병에라도 담아 차 안에서 홀짝홀짝 마시는 자신을 보면서 문득 인간은 왜 커피를 좋아하는 것일까로 생각이 들다가 ‘우리 몸은 왜 카페인을 좋아하는 것일까’로 생각이 머문다.

8세기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일종의 커피 홍보 음악이자 작은 희극 오페라 같은 매혹적인 [커피 칸타타]를 작곡하면서 ‘아! 달콤한 커피, 수천 번의 키스보다도 사랑스러우며 와인보다도 달콤하다’고 쓰기도 했고, 철학자와 작가, 과학자, 음악가 ,발명가들까지 영감을 자극하는 음료로 추앙 받았다는 책을 접한 적도 있다.

6~7세기경 에티오피아(Ethiopia)의 칼디(Kaldi)라는 목동이 염소들이 빨간 열매(berry)를 따 먹고 흥분하여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하고 자신도 이 열매를 먹어본 결과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아 이 사실을 이슬람 사원의 수도승에게 전했고, 기분이 좋아지고 졸음을 방지해 주는 등 수양에 도움이 되는 신비의 열매라고 알려지며 여러 사원으로 점점 퍼져 나갔다는 커피의 역사!!

쥐에게 카페인을 투여하고 미로 찾기 훈련을 시키면 카페인을 투여하지 않은 쥐들보다 더 빨리 길을 찾으며 미로를 기억하는 능력이 더 탁월해진다는 실험도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카페인은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일까?

어떻게 해서 이런 마법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

무언가 밤샘 작업을 해야 한다든가 지속적인 고민을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침대 위로 당장 달려 갈수 없을 때 카페인 커피를 찾게 되는 것은 일상이 피곤하면 잠을 자게 되는 몸의 정상적인 신호체계를 교란하여 뇌를 깨우는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피곤을 해결하는 정상적인 방법은 휴식이고 잠이다. 몸이 피곤하면 세포가 아데노신을 분비하고 이를 뇌에 전달하여 잠을 자라는 신호를 보내며 뇌세포 활동이 느려지는데, 이때 커피를 마시면 아데노신을 흡수하여 다시 맑은 정신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설이 과학자들의 견해이다.

산을 오르는 사람은 숨이 차다. 하지만 정상에 20분 후 도착해야 한다. 발 아래 들꽃 한 송이와 들려오는 새소리를 즐길 여유가 없다. 아직 더 올라야 한다는 강박증에 빠져있다 더, 더. 소위 ‘MORE 심리’가 작동하는 이상 우린 잠시 쉴 줄도 모른다. 가속 페달만 밟을 줄 알지 브레이크가 있는 줄 모른다. ‘더, 더, 더’ 하는 욕심이 채워지면 기분이 좋다. 만족스럽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즉각 불평, 불만이다.

반세기 동안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었다. 앞으로 직진 본능을 깨우며 달려온 시간들이 우리의 자랑이 되었다. 그러나 피곤에 찌든 사람들이 내뱉는 말들의 오물 속에서 불신의 벽들이 더욱 높아지고 갈등이 고조되는 현상을 매일 목격한다.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 커피가 아닐까?

“피곤하다”, “졸리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 막상 쉴 줄은 모르는 사람이 진정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정말로 우리의 뇌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 소소한 여행, 가벼운 모험, 행복한 몰입, 가벼운 운동, 감성에 젖는 시간들, 자연 속으로의 일탈, 좋은 사람과의 행복한 대화 등등….

인생의 반을 더 살고 나니 ‘행복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자주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하나씩 실천하는 내 삶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