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태의 길벗 명리학] 자연에서 인간의 삶을 알다.

강경태 박사 승인 2021.03.11 16:17 의견 0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이기에 자연을 이해하고 닮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 도시 속에 살면서 자연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언제 봄이 왔는지, 언제 겨울이 지나갔는지 잊고 살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인간이 자연을 멀리하고 홀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농경시대에서 인간이 제일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계절의 관념이다. 계절을 알아야 파종과 수확을 원활하게 할 수 있기에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계절은 자연의 순환주기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식이다. 칼 융의 집단 무의식과 잠재의식에 각인된 것처럼 현대에도 사계절의 의미는 만물의 생멸주기(生滅週期)뿐만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리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명리학은 자연의 순환주기를 연구하여 인간의 정신과 육체 및 삶의 방향 및 방법론까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계절의 순환주기(循環週期)는 기본적으로 춘하추동(春夏秋冬)인 사계절(四時) 또는 12개월 그리고 12절(節)과 12기(氣)를 합쳐서 24절기(節氣)로 표기하고 있다. 이러한 시간의 질서에 음양과 오행을 대입시켜 자연의 조건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더 나아가 현대 인간의 복잡다단한 삶에 방법론을 제시한다. 명리학은 결코 케케묵고 낡은 인간해설서가 아니다. 가령 사시(四時)를 오행에 배속시켜 살펴보면 봄은 목(木)을 대입하여 춘절의 자연을, 여름은 화(火)를 대입하고, 가을은 금(金)을 대입하며, 겨울은 수(水)를 대입하여 각각의 자연적 특성을 설명한다.

동양철학사상에서 오행을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에 대입시켜 이해를 돕는 경우도 있는데, 가령 봄을 ‘인(仁)’에 배속시킨 경우이다. 인(仁)은 공자의 중심 철학사상이기도 하다. 공자의 제자 중에 번지(樊遲)라는 인물이 인(仁)에 대해 묻자 공자가 답하기를 애인(愛人)이라 말하였다. 봄의 기운을 사람에게 적용하면 바로 애인(愛人)이다. 봄에 일어나는 많은 만물은 어린 새싹과 같으므로 세상에 적응하기에는 부족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하듯, 인간 또한 경험이 많은 자가 경험이 부족한 자들을 보호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세상과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자신이 성장하였듯 타인의 성장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즉 개인의 성장이 점차 사회적 성장을 이끌어 내는 원리가 된다. 이러한 사상은 인을 실천하는 군자의 상이며, 공자의 이상적인 인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봄이다. 어른 노릇이 필요하다.

3월은 四時로는 춘절(春節)에 해당되며 24절기로는 춘분(春分)에 해당한다. 이는 다시 춘과 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춘은 봄으로 많은 생명의 씨앗들이 따뜻한 기운을 따라 생명을 탄생시키며 자랄 수 있는 계절이다. 분(分)이란 나눈다는 의미이며, 만물이 이것에서 저것으로 분화(分化)된다는 뜻이다. 즉 만물이 여러 개로 나뉘면서 점점 그 수가 불어나는 현상이다. 춘분은 만물이 따뜻한 기운을 따라 탄생하여 점점 분화되어 자란다는 의미이다. 어린 새싹들이 자라듯 인간 또한 자연을 닮아 정신과 지식을 함양(涵養)해 나가야 한다.

명리학적으로 신축년(辛丑年)은 어떤 의미인가? 음(陰)이 양(陽)으로 변해가는 시점으로 땅 속에서 아직 발아되지 않은 생명의 씨앗과 같은 상태이다. 시각적으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대지 아래는 발아를 위해서 온통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인간도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희망을 가지고 파종을 준비하듯 자신의 삶에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는 모양과 같다. 그 동안 자신의 삶에서 잘못된 것이 있는지 점검하고, 부족한 것을 새롭게 보충하여 경쟁력 있는 삶을 준비하라는 기운이 들어 온 것이다.

대기오염, 수질오염, 핵전쟁 등 수많은 지구적 위험 요소와 코로나로 인한 인간 생태계의 변화는 2021년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변화의 씨앗이 움트고 있다. 발전 가능한 분야에 대한 새로운 출발과 안정된 사회 및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 걸쳐 애인(愛人)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현재 우리가 무엇을 추구해나가야 할 것인가를 자연에서 배울 수 있다면 무엇보다 귀중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2021년도 우리에게 시련이겠지만 또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시기라 믿는다. 사회적 책임을 많이 짊어질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을 살펴보는 어른 노릇이 더욱 필요하다.

시행착오를 거쳐 교훈을 얻는다

저녁 무렵 오랜 기간 교류하던 후배가 찾아왔다. 후배는 투자의 개념으로 3년 전에 노후 아파트를 구입해서 거주하고 있다.

“올해 내 운세는 좀 펴질라나요?”

“기존의 것을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동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휴우~ 그러잖아도 개발될 것이라 철석같이 믿었는데 여전히 개발이 안 돼 걱정이유.”

“안 된 일이지만 이익 보기는 어려우니 손실을 감안해야 할 걸세.”

후배는 해월(亥月)에 임계수(壬癸水)가 많아 신금(辛金)의 설기(泄氣)가 심한 사주였다. 대체로 신금의 설기를 막지 못하면 자신이 준비해놓은 재물에 손실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대운(大運)이 봄에 이르렀으니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 갈 환경을 얻게 되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 봄은 만물을 생동하게 하는 기운으로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앞으로 많은 기회들이 자네에게 주어지게 되니 실망하지 말고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보게.” 과거는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긍정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계절을 통한 환경의 조건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듯, 각 개인에게 주어진 조건을 잘 이해한다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대처해 나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즉 자연과 인간은 보이지 않는 기운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을 잘 관조할 필요성이 있다. 명리학은 음양오행론에 바탕을 두고 자연과 인간의 연관성(聯關性)을 연구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한치 앞은 ‘어둠’이 아니라 ‘빛’이라는 말이 있듯 봄 햇살에 마음을 활짝 열고, 사념 속에 뿌려진 씨앗이 힘차게 불가능을 뚫고 활짝 긍정의 꽃으로 피어나도록 바라봅시다.

강경태 박사

무의(無意) 강 경태 010-3391-3260

1969년 대전 출생

2015년 원광대대학원 동양철학 기공학 석사

2018년 원광대대학원 동양철학 기학 박사수료

명리학 강의 출강, 하정(下鼎)명리학당 운영

동학사 입구 “백경 사주카페”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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