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5기 집념의 사나이 ㈜향천 김영만 대표이사

2014년, 재도전기업 중소기업청장상 수상

재도전사관학교 한상하 교장 승인 2022.08.08 16:33 의견 0
4전 5기 집념의 사나이 ㈜향천 김영만 대표이사


세계 최초 누룽지 기계를 개발한 김영만 대표는 4전 5기의 집념의 사나이다. 4번의 사업실패로 잃은 것도 많지만 그는 얻은 것이 더 많다고 한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 그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던 것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고 한다.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는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 실패는 자산이었다. 급격한 환경변화와 지인의 배신으로 쓰라린 실패의 아픔을 겪었지만 그러한 아픔이 김영만 대표에게는 약이 되었다. 2021년 현재 3개의 법인에서 53억의 매출과 18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그는 인류의 먹거리에 옷을 입히겠다는 전략으로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 손대는 사업마다 쓰라린 실패를 맛보다!

1996년부터 이동통신, 정수기, 주물공장 등 여러 가지 사업에 손을 댔지만 자금 부족, IMF 등으로 큰 손실을 입고 좌절과 고통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문에 ‘국내 쌀 소비량이 적어 가축 사료로 사용’이라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당시 소비자가격은 1톤당 145만 원이었는데 가축 사료로 나가는 쌀은 1톤당 10만 원이라는 말에 저 쌀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사업은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고, 지인과 밥을 먹으러 간 식당에 고기를 먹고 식사 대용으로 나오는 누룽지를 보고 누룽지 제조를 하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후 전국의 식당을 돌면서 시장조사를 했다.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기계가 필요하다 생각했고 그때부터 직접 연필로 스케치하면서 기계 설계에 들어갔다. 여기저기 지인들을 찾아 사업자금을 마련했고 10억 원의 대출도 받아 사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 당시 자동화 기계로 누룽지를 제조하는 업체도 없었고 포장지에 깔끔히 포장되어 나오는 누룽지도 없어 김영만 대표가 만든 누룽지는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10억 이상의 무리한 투자가 화근이 되어 자금압박으로 다가왔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나뿐인 딸은 학교를 자퇴했고 아내는 공장에 취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런 사실을 안 친구가 도움을 주겠다고 찾아왔다. 신용불량자인 김영만 대표 명의로는 사업을 재기할 수 없어 친구 명의로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고객과 전문성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일어서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덧 매출은 30억이 훌쩍 넘어갔다.

하지만 그렇게 순조롭게 사업이 이어가는가 했는데 사업이 잘되다 보니 친구가 욕심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친구 명의로 되어 있던 사업체를 뺏길 위기까지 가게 되었다. 재판을 걸어 회사를 다시 찾으려고 했으나 명의신탁이 불법이었던 것으로 법원 최종 판결이 떨어져 빈 몸으로 쫓겨나올 수밖에 없었다.

4전 5기 집념의 사나이 ㈜향천 김영만 대표이사


■ 4전 5기, 다시 시작하다!

그렇게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번의 사업 실패로 4년간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폐인처럼 살았다. 이대로 좌절할 수 없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힘을 얻어 2012년 말 ㈜향천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냈다. 사업 개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상표디자인에 대한 특허출원이었다. 내 것을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서다. 2013년 6월 우수 중소기업 디자인 지원 사업에 선정돼 1800만 원을 지원받아 BI와 CI를 제작했다. 또 대구 달성군 농업기술센터의 포장재 지원 사업에 선정돼 1000만 원을 지원받아 포장지를 만들었다. 그다음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

향천 특허증 외

정부에서 주최하는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벤처기업과 연구소가 있어야 된다고 판단해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설립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식품안전 경영시스템 요구 사항인 ISO22000을 획득했다. 농업기술실용화 재단에서 주최한 2013 농·식품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농촌진흥청장상을 수상했다. 또 제품의 차별성과 품질을 인정받아 aT 센터에 입점했고, 중소기업진흥 공단에서 주최하는 HIT500선정에 평가에 참가해 고속도로 휴게소, 인천공항 면세점, 행복한 백화점 등에 입점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 밖에도 각종 지원 사업에 선정돼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그러한 노력 끝에 2013년 4월부터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해 9개월간 약 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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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먹거리에 옷을 입히다!

이후 2014년에는 재도전기업 중소기업청장 상을 수상하고 2015년에는 IBK기업은행이 주최하는 ‘착한기업’에 최초로 선정이 되었다. 기존의 1세대 누룽지 기계의 단점을 보완해서 현재는 3세대 완전 자동화된 기계를 개발했다. 2018년에는 ㈜HCTglobal이라는 법인을 추가로 설립해서 누룽지 제조에서 본격적인 누룽지 기계를 만들어 보급을 하고 있다. 2019년에는 ㈜미식백과라는 유통법인을 설립해 홈쇼핑 및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2021년에는 기술보증기금에서 프론티어벤처로 인정을 받고 연구소기업으로도 인증을 받았다.

4전 5기 집념의 사나이 ㈜향천 김영만 대표이사

현재까지 4전 5기의 집념으로 오로지 20년간 누룽지로 한 우물을 파고 있는 김영만 대표에게 새로운 비전과 사명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K-푸드의 대명사인 누룽지로 인류의 먹거리에 옷을 입히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식사 대용으로써의 숭늉이나 차(茶)로써의 기능이 아니라 모든 음식을 ‘누룽지化’하는 것이다. 김치볶음밥 누룽지, 새우볶음밥 누룽지, 누룽지 커피, 누룽지 컵밥, 인삼 누룽지, 우엉 누룽지, 다이어트 누룽지, 매디푸드 누룽지, 기력회복 누룽지 등등 간식에서부터 술안주, 그리고 기능성 누룽지 등 무궁무진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누룽지 시장의 규모는 3,500억 정도이지만 이렇게 규모를 확대한다고 하면 시장규모가 예측이 안 될 정도이고 글로벌 시장까지 생각한다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2022년 7월에는 경북 구미에 1,000평 규모의 부지에 250억 정도의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공장을 매입했다. 사업은 승승장구하여 2021년 현재 53억의 매출을 올리고 18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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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점

사업실패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으로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준비되지 않는 창업’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김영만 대표는 제조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 특히 기계개발과정에서 기술개발로드맵이나 기술개발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해 시간이 지체되었고 전문성을 가진 인력확보가 되지 않아 힘이 들었다. 또한 자금전략부분에서도 무리한 투자를 하다 보니 손익분기점을 넘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신용불량으로 인해 타인 명의로 사업을 하다가 회사를 고스란히 뺏겨버렸던 일도 뼈 아픈 실수였다.

다행히 변화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한 우물을 팠다는 것은 우리가 배울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극히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맞다. K-푸드의 장점을 세계 음식과 접목해 나갔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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