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전문가 칼럼] 감사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김종진 작가 승인 2023.05.10 15:14 의견 0

계절의 여왕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가정과 관계있는 국가기념일을 비롯하여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근로자의 날 등이 있다. 축하하고 감사하고 행복한 날들의 연속이다. 감사라는 말과 연관을 지으면 어느 것 하나 감사하지 않을 일이 없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며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기도 한 ‘감사함’은 느끼며 말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아는 것은 힘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알기만 하는 것은 힘이 아니다. 아는 것은 실제로 적용할 때 힘이 된다.

며칠 전, 부모님을 모시고 안면도 튤립꽃 박람회에 다녀왔다. 출발 전에는 “차도 밀리고 사람도 많은데 꼭 가야 하나?” 하며 걱정하시던 부모님께서 넓게 펼쳐진 색색의 고운 꽃들과 많은 사람들 사이를 다니며 좋아하셨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는 어르신이 많았는데, 허리가 구부러지고 다리가 아파 앉을 곳을 찾더라도 걸을 수 있는 어머니께 감사했다. 사진도 많이 찍고 딸과 사위와 즐겁게 사진 콘테스트도 하시는 아버지께도 감사했다. 어머니께서는 회가 유난히 쫄깃쫄깃하다며 고맙다고 하셨고, 아버지께서는 꽃구경 시켜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부모님과 차를 타고 다니는 중에 은근한 부부 청문회가 열린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각자 배우자의 흉을 본다. 딸과 사위가 본인의 편을 들어주기를 기대하시며. 어느 부부에게나 비슷한 점이 있다. 얼마 전에는 아들에게 우리 부부가 다툰 이야기를 했더니 싸우는 게 꼭 아기 같다며 엄마, 아빠 싸우는 것도 자기네랑 똑같다고 했으니.

독자에게 공개적으로 하소연을 해본다. 33년째, 집안일과 바깥 일을 하는 나는 이제 밥하기 싫다. 설거지도 하기 싫다. 그걸 하는 시간이 아깝다. 이렇게 칼럼도 써야 하고 강의 준비도 해야 하고 장학사업도 해야 하고 봉사활동도 해야 하고 대외적으로 할 일이 많은데 집안일을 줄이면 나머지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방에는 들어가기 싫다는 남편에게 밥을 하라고 강요할 수 없고 밥을 안 먹고 살 수도 없다. 남편은 퇴직하고도 일을 하고 있으며 분리수거나 수건 개기 등은 잘한다. 혹자는 그것만으로 감사하라고 하고, 간편식으로 대체하라고 하고, 왜 그렇게 사느냐고 질책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나에게 있다. 몸이 아파도 밥을 차리는 나, 새벽에 나가면서도 반찬을 만드는 나, 내 회식이 있는 날에도 들어와서 남편 밥을 준비하고 나가는 나, 심지어 해외여행을 가면서 국 5개를 만들어 놓고 가는 나……. 밥순이로 사는 내가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는 남자들에게는 부러운 일이라고 공감하지 못하는 말을 하지만 남편의 말대로 바깥일을 줄여야 할까? 아니면 빵이나 간편식으로 대체해야 할까? 아예 먹지 말아야 할까?

어머니가 부럽다. 아버지께서는 어머니께서 본인에게 일을 시킨다고 하시고, 어머니는 아니라고 하신다. 예를 들어 ‘네 엄마가 나를 바라보며 콩자반이 떨어졌다.’고 하면 만들어야 한다고. 어머니는 그것은 본인이 시킨 게 아니라고. 아버지께서는 요리를 잘 하신다. 공부를 하셔서 저장 식품도 만들어 자식들에게 나눠주신다. 남편과 자식들 잘 먹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100배는 더 잘하신다. 물론 아버지도 인정하시는 부분이다. ‘엄마가 맛있는 것 많이 해줘서 잘 먹었다.’를 입에 달고 사시니. 두 분의 청문회가 끝날 때쯤, 나의 불만이 토로된다. 아버지 사위는 언제 아버지처럼 할까요? 윤 서방이 퇴직하고도 돈 벌어오는데, 잘 봐주라고 하신다. 전에는 내 나이 먹으면 더 잘할 텐데 걱정하지 말아라, 하시더니 이번엔 사위 편이다.

칼 힐티의 <잠 안 오는 밤을 위하여>라는 책에 ‘감사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다. 감사하며 사는 것은 5월의 자연처럼 싱그럽고 젊게 사는 비결이다. 가치 있는 삶의 원동력이다. 문제를 해결한 후 감사하려고 하지 말고, 먼저 감사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금 주어진 환경 속에 최상의 감사 생활을 하면 감사의 에너지는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전파되어 감사의 생활은 계속 일어나게 될 것이다. 문제의 적용을 나에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만으로 감사해야 하는지, 그것이라도 감사해야 하는지, 무조건 감사해야 하는지. 소가 되새김질하듯 감사함을 되새기는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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