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회 ‘악기의 여왕 오르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앞두고 있는 오르가니스트 이수정

2023년 6월 9일(금) 오후 7시 30분 세종예술의전당(세종시)

최성미 기자 승인 2023.06.08 12:38 의견 0

오르간의 문을 열고 들어와
드넓은 문화예술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문화예술 전문가
이수정 교수

거대한 생김새만으로도 압도적인 파이프 오르간(이하 오르간)에서 뿜어 나오는 엄청난 울림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하며 피아니스트를 향해가던 어린 음악도는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오르간을 운명적으로 만나 새로운 꿈을 꾸었고 생각지 못한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했지만 식지 않는 열정으로 드넓은 문화예술의 세계를 열어가며 문화예술의 디딤돌이 되어 선한 영향력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바로 남서울대학의 이수정 교수 이야기입니다. 작년에 이어 세종에서 두 번째 오르간 독주회를 준비하는 오르가니스트이자 교수이며 문화예술 기획자로 활약 중인 이수정 교수를 만나보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오르간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저는 원래 피아노를 전공하려고 했었고 오르간은 오자도 모르는 악기였어요. 근데 제가 고3 때 지도하시는 선생님께서 “피아노는 너무 많은 사람이 하고 있으니 희소성의 가치가 있는 오르간을 전공하면 어떻겠니?” 하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저는 오르간이 뭔지를 몰라서 처음에는 조금 망설였지만 ‘선생님은 저를 더 잘 아실 테니까…….’ 하는 마음으로 믿고 한번 해보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실기시험 과정이 피아노와 같아서 준비해온 대로 오르간 시험을 봐서 오르간을 전공하게 되었어요.


## 운명처럼 오르간 연주자가 되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선생님께 오르간은 어떤 의미일까요?

-- 오르간은 제게 많은 의미가 있는데요, 먼저 제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오르간 앞에 있으면 제가 가진 삶의 여러 가지 모습이 다 담기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그 안에는 그 어떤 욕심 욕망 거짓도 없이 제 내면이 다 100% 드러날 수밖에 없는 그런 악기인 것 같아요. 곡에 따라서 애잔하고 서정적인 곡을 연습할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은혜롭고 종교적인 곡 앞에서는 완전히 빠져들고 웅장하고 화려한 곡을 연습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에너지가 넘치는 저를 봐요.

다른 의미로는 아픔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요. 제가 꿈을 품고 유학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왔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까 연주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문화가 다르니까. 독일에서는 초청연주를 비롯하여 연주회를 정말 많이 했거든요. 일단 악기가 없어서 연주를 너무 하고 싶은데 못 하는 경우가 생겼어요. 연주자로서 하고 싶은 악기를 마음껏 연주할 수 없는 슬픔의 의미로 오르간은 제게 아픔의 이미지가 있어요.


## 그런 아픔이 있군요. 대학 졸업 후 유학과 귀국 그리고 현재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 같아요.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어요. 일단은 한국에 들어와야 할까를 생각하는 즈음에 독일 교회에서 예술감독을 하고 있어서 귀국 결정에 대해 고민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전임강사가 되어서 모교를 활성화시켜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막상 돌아와 보니 오르간 학과가 없어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혔어요. 이후에 서울의 대학 여러 곳에 강의 자리를 구인하면서는 지방대 졸업생이라고 하는 편견의 어려움도 겪었지요. 한번은 겨울에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손목이 부러졌어요. 심을 박아 수술을 하고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오른손이 돌아오기까지 몇 년이 걸렸어요. 하나님 은혜로 지금은 돌아왔고요.


## 부상이 잘 회복되었다고 하니 정말 다행한 일입니다. 이번 공연 ‘오르간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독주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 세종시에는 현재 파이프 오르간이 없어요. 많은 분이 오르간에 대해 잘 모르고 계세요. 작년 2022년 제가 했던 독주회가 세종시 최초 오르간 독주회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오르간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서 알려보자는 것을 전체 콘셉트로 잡았어요. 이번 공연은 해설을 준비했어요. 스토리텔링과 함께 연주되는 6곡에 대해 이해를 돕는 해설을 해드리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해요. 정식 파이프오르간이 아니어서 죄송한데 전자 오르간이라도 6개의 주제에 맞추어 앙상블 팀과 혹은 성악가와 함께하는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특별히 이번 공연은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장면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게 하려고 해요. 어디 앉으셔도 제가 연주하는 손과 발의 모습이 다 보이시게 될 거예요. 정면에서 보면 저희 오르가니스트들은 늘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아서 관중의 입장에서 답답할 수 있거든요. 다른 악기들은 하다못해 연주자의 표정, 손놀림도 볼 수 있고 성악가 같으면 화려한 드레스를 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것을 볼 수 있는데 오르간은 그것을 보여드릴 수 없어서 자칫 한 시간의 연주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화면으로 보면서, ‘아, 발을 저렇게 하는구나.’, ‘손으로 여러 단을 활용해 연주하는구나.’ 등등 오르간 음악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치도 해뒀습니다.


## 이번 연주회에 오신다면 오르간에 대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작년 2022년 활동과 올해 2023년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 세종시 문화재단과 함께 여러 가지 문화예술 관련 사업들을 해오고 있어요. 작년에도 그러한 여러 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세종 조치원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오르간 독주회를 했었어요. 천안 남서울대학 교수로서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문화예술 활동을 했고 세종에서도 ‘문화예술 락’이라는 연구소에서 활동했어요.

올해는 하반기에 천안 성환문예회관에서 독주회를 한 번 더 할 예정이구요. 감사하게도 남세종청소년센터 내에 있는 세종 빛깔 합창단 지휘를 맡게 되었어요. 세종시 문화재단과 함께하는 지역특성화 사업도 하고 있고, 청소년들과 함께 문화예술 사업을 추진하는 데 거기서 문화예술기획자로 함께 하게 되었어요. 충청남도 미래교육 자문위원으로서 문화예술 관련해서 회의와 정책제안 등 하고 있습니다. 오르가니스트로는 대전 판암장로교회와 목원대학교회에서 섬기고 있어요. 향후 유학 시절 에피소드 등을 담은 에세이 같은 책을 내고 싶다 생각하고있어요.


## 정말 많은 일을 해내고 계신 것 같아요. 앞으로 더 큰 꿈이 있다면?

--- 하고 싶은 게 아직 많아서 그게 문제인 것 같은데요(웃음), 일단은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 성실하게 해나가고 앞으로 문화예술 관련 기관이나 현장의 대표이사라든지 문화예술 관련 전문가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문화예술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전공하신 분들이 결혼이나 육아 후 자신의 귀한 재능을 놓친 경우가 많아요. 또 악기를 전공하신 분이 누구나 문화예술 주강사나 보조강사로 활동을 잘 할 수 있느냐면,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전공한 사람들의 역량을 연계해서 제2의 직업 그런 것을 연결해 주는 그러한 인력 양성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 끝으로, 많은 일을 해내고 계신데요,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힘은 신앙에서 오는 것 같아요. 저는 겨자씨보다 더 작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만 항상 힘들고 넘어지려고 할 때마다 신앙은 다시금 일으켜 세우게 하는 힘인 것 같아요.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건 연단하는 시간이다. 정금처럼 빛나게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 같고 그것을 통해 다시 일어서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독주회를 쉬고 있다가 21년부터 독주회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 독주회가 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호호할머니가 돼서 교회에서 봉사하다가 기력이 다해 페달을 못 누를 그때까지 해보고 싶어요.”

■ 이수정 교수

목원대학교 교회음악과 졸업(오르간 전공)
충남대학교 음악교육과 석사 졸업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오르간 디플롬 졸업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교회음악(Kirchenmusick-B) 디플롬 졸업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오르간 최고연주자 과정 졸업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음대 오르간 최고연주자 과정 졸업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 박사 수료

충청남도교육청 미래교육 자문위원/세종시 문화도시 추진위원
청주보호관찰소 감찰위원
금산소년소녀 합창단 상임지휘자 역임
남세종청소년센터 세종빛깔 합창단 지휘자
대전충청 반주자 협회 오르간 분과위원장
예술꽃 씨앗학교 예술감독, 문화예술 관련 자문위원 및 컨설턴트
음악교육연구소 클랑 대표
문화예술교육연구소 락(樂) 대표
문화예술창작연구소 위드아트 대표
現 남서울대학교 교양학부 전임교수, 창의문화예술체육센터 센터장
대전목원대학교회 오르가니스트, 대전판암장로교회 오르가니스트

<수상>

2016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2016 충남문화재단 우수상
2018 한국예술위원회 감사상
2019 대한민국 명강사 명강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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