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무의 쌈지경영] 숨겨진 백화점의 상술을 찾아라

조병무 편집위원 승인 2023.06.09 15:25 의견 0

백화점에는 여러 가지 상술이 숨어 있다. 우선 백화점에는 창문이 없다. 이는 창문에서 빛이 들어오면 사람은 심리적으로 냉정해지기 때문이다. 냉정한 사람은 쇼핑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쇼핑객의 심리 상태를 바꾸기 위해서라고 한다. 창문이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고객의 시간관념을 뺏기 위함이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둑해지는 것을 모르고, 다시 말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또 1층에는 항상 여자 화장품, 명품, 보석류 등의 화려한 것들로 배치한다. 특히 화장품 판매대에서 나는 향수 냄새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더욱더 크게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각종 명품과 보석류들은 고객의 눈을 현혹해 약간의 정신적 흐트러짐을 만든다.

그리고 백화점 1층에는 화장실이 없는데, 이는 화장실 사용에 제약을 두지는 않으면서 2층 이상에 만들어 화장실이 급해서 온 사람이라도 상품을 보게 만드는 고도의 전략이 숨겨져 있다.

■ 오늘은 어느 음악으로 매출을 올릴까?

백화점에 들러 쇼핑할 때면 항상 음악이 흐른다. 꽃이 만발하는 봄철에는 화사하고 경쾌한 느낌의 왈츠, 푸른 녹음이 상징인 여름철에는 레게와 같은 시원한 음악이 애용되고 있고 낙엽 지는 가을에는 고독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하는 샹송, 칸초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느낌을 연출하게 하는 발라드가 선곡된다. 주말이나 할인판매 기간에는 고객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빠른 속도의 댄스음악, 고객이 비교적 적은 평일에는 느긋하고 조용한 발라드풍 음악을 들려준다. 매출이 영 신통치 않을 때는 장송곡에 해당하는 가까운 슬픈 음악을 활용 고객의 마음을 공허하게 하여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켜 매출로 이어지게 한다.

하루도 4단계로 나누어 오전에는 느긋한 클래식,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는 나른함을 없애는 댄스 같은 경음악, 장바구니 주부들로 부산해지는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는 조용한 음악으로 천천히 쇼핑을 유도하고 이후 폐장이 가까워지면 높은 볼륨의 빠른 속도의 음악을 들려주면 고객은 자신도 모르게 서둘러 상품의 구매 선택을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음악 마케팅은 날씨에 따라 또다시 다르게 활용한다.

■ 왜 갑자기 음악이 바뀔까?

음악은 마케팅에 활용되기도 하지만 신호로 활용하는 예도 있다. 서울의 어느 할인 매장에서는 1일 매출 목표가 달성하면 코리아나의 ‘투 더 빅토리’가 나온다. 종래 흐르던 음악이 멈추고 이 음악이 나오면 그날 매출 목표를 달성했다는 뜻으로 점원 모두는 즐거운 기분으로 손뼉을 치며 피로를 잊는다. 목표 도달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수고해준 종업원의 사기를 돋우는 한 방법으로 쓰인 예이다.

정·관계 등 VIP 방문을 알릴 때도 미리 약속된 음악을 활용, 신호로 쓰고 있고 백화점 매장 특성상 밖의 사정을 모르는 경우를 대비 활용하는 때도 있는데 예를 들면 밖에는 눈 또는 비가 오는데 매장 안에서는 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때는 호세 펠라치아노의 ‘레인’같은 비 또는 눈과 관련된 음악으로 연이어 바꾸어 실내 분위기를 바꾸어 고객은 눈과 비의 분위기를 즐기며 쇼핑하도록 하고, 점원들은 재빠르게 매장 앞에 양산대신 우산을 전면에 배치하고 쇼핑백을 비닐로 씌워주는 서비스를 준비하도록 한다. 이렇게 음악을 매장 내에서 신호로도 활용한다.

■ 오른쪽과 왼쪽 매장 어느 쪽을?

점포의 입지는 성공의 열쇠라고 한다. 백화점 내에서 점포의 위치도 매출과 상당한 관계가 있다. 에스컬레이터 왼쪽과 오른쪽 어느 쪽이 매출에 더 유리할까? 왼쪽이 유리하다. 이유는 이렇다. 사람들은 대부분은 오른손잡이이다. 따라서 오른발로 공을 찬다. 오른발이 힘이 좋아서 무의식적으로 방향을 틀 때 왼쪽으로 틀기 때문이다. 따라서 왼쪽 매장이 고객을 접할 확률이 높다. 왼쪽 매장을 차지하는 것이 매출에 유리함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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