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 WalkintoKorea 대표,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출간 인터뷰

강대훈 WalkintoKorea 대표,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출간 인터뷰

정다은 기자 승인 2023.06.12 14:49 의견 0

강대훈 WalkintoKorea 대표는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의 출판을 앞두고 있다.

청풍에서 출판되는 책에 대해 들어봤다.

◆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는 ‘세계 도시들의 도시 전략과 마케팅’을 소개하면서 한국 지방 도시의 발전 전략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판 동기는?

저는 25년 동안 회사를 경영하면서 제조, 무역, 컨설팅 부문의 사업을 했습니다. 농식품에서 화학, 플랜트까지 산업 전반의 제품을 다루고 수출하면서 청장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지구촌 세계 도시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면서, 도시의 발전 전략과 마케팅이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였습니다.

케냐 나이로비 UN 오피스에서, 강대훈 대표

국내외 출장으로 세상을 돌며 살았던 저에게 3년 동안의 Covid-19 감염병 사태는 고통과 기회를 주었습니다. 고통은 경제학자 그레샴의 표현을 차용하자면 ‘악화(惡貨)는 사업의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에 의한 불안 심리가 증폭되는 3년 동안, 다른 도시로의 이동이 불편했고, 해외 출장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할 수 있는 것은 유년 시절부터 60년 가까이 살고 있는 내 도시의 곳곳을 살피며 걷는 것이었습니다. 집, 아파트 단지에서 하천 따라 한 바퀴, 어린 시절 동네를 찾아 모교까지 걸음을 재며 산책, 회사에서 시작하는 15분 도시 실측……. 이같이 동네와 골목을 걷다 보니 그동안 무심히 스쳤던 것들이 눈에 띄었고, 사람 사는 모습이 다시 보였습니다. 저녁에는 사무실로 돌아와 수년 동안 여러 미디어에 기고했던 ‘도시전략과 브랜딩’에 관한 칼럼인 ‘도시마케팅’에 대해 강의했던 글을 추려보았습니다.

계족산에서 구봉산, 신탄진에서 흑석리까지 대전은 가족과 부모, 선후배, 동무들과 함께 살고 성장한 고장으로, 베어내면 피가 나오는 나의 살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 살면서, 이 도시를 만들고 있는 후배들, 도시에서 낳고 자라고, 살아갈 분들을 위해 무엇인가 세상을 향해 도시의 미래를 그리는 방식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코로나가 준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1,000여 편이 넘는 칼럼에 목차를 만들고 글들을 다시 정리하는데, 생계를 꾸려야 하는 시간을 괴물처럼 잡아먹었습니다.

◆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나요?

런던, 파리. 뉴욕, 북경, 상해, 도쿄, 싱가포르, 두바이 같은 메가시티뿐만 아니라, 그보다는 규모가 작은 빈, 멜버른, 토론토, 코펜하겐, 헬싱키 같은 도시도 자신만의 튼튼한 개념으로 일류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세계 도시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통과 지역 자산을 바탕으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대적 사명을 받아 들리고, 도시 전체의 방향을 관통하는 개념화를 먼저 합니다. 그리고 그 도시 철학과 개념화를 달성하는 전략적 마케팅이 도시 브랜딩입니다.

인구 18만의 포스담은 역사적 사건으로 일약 도시 브랜드가 된 것이 아니다. 역사적 도시가 될 수 있는 브랜딩이 된 도시였다. 강대훈 저,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도시와 지역도 상품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브랜드가 있으면 살고, 브랜드가 없으면 판촉물을 주어도 받지 않는 싸구려가 됩니다. 브랜드력이 없는 도시에는 관광객도, 기업도, 투자도 오지 않습니다.

젊은 인재와 투자를 이끄는 것은 언제나 매력 있는 도시에 강한 브랜드입니다. 독일 북부 마인 강에서 알프스산맥까지 이어지는 산간 도시들은 교통이 불편하고, 인구도 얼마 되지 않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곳으로 가고, 머물고 싶어 합니다.

도시 파워도 규모에 반드시 비례하지 않습니다. 작은 도시 국가로 인구 3만 8천 명의 모나코가 있는데, 그 나라는 대전시 서구 둔산 2동의 인구 36,523명(2022년 11월 21일 기준)과 엇비슷합니다. 모나코 외에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리히텐슈타인 공국(Principality of Liechtenstein, 인구 39,000), 국경이 이탈리아에 둘러싸여 있는 산마리노(San Marino, 인구 33,700)도 주권과 자치를 지탱하는 전략과 마케팅으로 자신의 브랜드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도시 발전의 기초를 설계하는 개념력, 튼튼한 시대 전략, 지역 고유성을 바탕으로 차별을 만드는 경쟁력은 도시가 브랜드가 되기 위한 주요한 기둥입니다. 대전시는 차별성 있는 브랜드력으로, 글로벌 인재와 투자가 몰리는 창의도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기초자치단체인 시, 군, 구는 자신을 세상에 없는 명품을 만든다는 각오로 전략을 만들고 치밀하게 일해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한국 지자체의 문화, 특산물, 관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해외 홍보가 거의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팔리는 것은 해외에도 판매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판다면 한국에서 더 귀한 대접을 받으며 매출은 선순환합니다. 지방 도시도, 글로벌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 일류도시가 되기 위한 대전시의 전략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대전은 인구 150만의 광역도시입니다. 서울과 수도권 2,400만 명을 머리에 이고 있는 대전시민에게 인구 150만이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크기는 결코 작은 단위가 아니다. 유엔 가입 242개 나라 가운데, 89개 국가가 대전보다 인구가 작습니다. 바레인은 인구 150만, 독립 동티모르는 110만, IT 강국으로 유명한 에스토니아는 130만, 국가는 아니지만 유럽 중앙은행을 유치한 프랑크푸르트는 인구 75만 규모입니다.

저는 상당한 기간 강의, 세미나, 칼럼을 통해 광역시를 메가시티의 중심도시, 공화국 수준으로 경영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대전시와 처지가 유사한 도시로는 2032년 독자적으로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호주의 브리즈번, 생태도시인 브라질의 쿠리치바, 콤팩트한 도시이면서 해양 경제권을 만들고 있는 일본의 후쿠오카시를 들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수도는 아니지만 제2의 도시, 제3의 도시도 얼마든지 주도적으로 문화와 산업을 만들며 번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근현대의 도시 역사를 보면 뉴욕이나 파리, 베를린처럼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도시가 세계 도시의 사조를 이끌었습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상해 포동, 두바이. 아부다비, 탈탄소 경제의 네옴시티까지 첨단 신도시들이 미래를 놓고 경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가에서는 인구 1000만 단위의 메가시티가 국가급 경제를 가지는 도시 단위로 무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향후 전개할 충청권 메가시티의 중심 도시 대전광역시는 생활권, 행정권 통합 이상의 국가급 도시 전략을 가져야 합니다. 따라서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중심 도시는 글로벌 전략, 세계도시라는 키워드를 모든 정책에 결합해야 합니다. 글로벌마케팅을 시작해야 합니다. 대전시에 인류의 과제를 대전이라는 광역지자체에서 풀어 보겠다는 야망과 도시 정신이 필요합니다. 대전의 5개 기초지자체에는 자신을 세상의 명품으로 만들 수 있는 디테일이 요구되는 한편, 광역시는 지구촌 경제권을 아우르는 초광역 구상에 주력해야 합니다. 지역의 전통산업과 문화예술을 우대하고, 행복한 복지 모델을 만들며, 글로벌 기업과 국제기구를 유치해야 합니다.

인천 송도 G-타워에서 내려본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는 약 40조 원의 민간 자본 조달로 지어지고 있는 세계 최대급 민간 도시 개발 사업이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인천광역시 연수구와 남동구 앞 해안에 서울 여의도의 17배에 해당하는 55㎢를 매립한 간척지에 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1990년부터 시작한 상하이, 싱가포르, 두바이 등의 국제도시 개발을 참고했다.

◆ 대전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도시 마케팅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도시 마케팅의 시작은 알리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관련 부처는 해외 홍보 계획을 세우고, 영어로 해외 홍보를 해야 합니다. 싱가포르의 번영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보세요. Google에 검색되지 않으면 우리는 글로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탐험가를 제외한 사람은 알지 못하는 곳에 가지 않고, 알지 못하는 곳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알리지 않으면 관광도, 투자도 없습니다. 단체장이 해외 도시에서 열심히 투자유치 활동을 해도, 이것에 대한 영어 자료가 없고, 영어 미디어를 통해 배포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다음이 있겠습니까? 인맥으로만 투자를 유치할 뿐이지요.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2022년 대전총회 모습. UCLG는 세계 140개국 240,000여 지방정부 및 175개 연합체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 국제기구이다.

◆ 도시 마케팅을 잘하는 도시는?

한국인이 호주에 가면 시드니, 멜버른 정도를 방문하는 것에 그칩니다. 패키지여행 상품도 해안 도시인 ‘골드 코스트(Gold Coast)’까지 가는 것으로 끝을 냅니다. 브리즈번(Brisbane)은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속이 터졌을 겁니다. 2032년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주관도시임에도 도시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브리즈번 시는 자신을 알리는 글로벌 홍보와 도시 마케팅에 사력을 다해왔습니다. 아시아태평양 도시정상회의(APCS: Asia Pacific Cities Summit 2019)를 개최했고, 각종 이벤트를 통해 브리즈번 홍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도시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려면 인류의 과제, 미래에 맞는 가치를 생산해야 합니다. 오늘날 녹색도시, 생태도시, 탈탄소도시, 15분도시, 인권도시, 장애인과 어린이, 노약자 등 ‘모두를 위한 도시’가 이런 개념의 슬로건입니다.

한국에서는 서울, 인천, 부산, 제주와 수원, 순천시에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를 낸다고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는 가치 있는 뉴스를 생산해야 합니다. 탄소 경제를 전환하는 공간혁신, 자원의 효용을 높이는 디지털 혁신, 생태존중과 녹생 성장. 인권도시, 지역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메가시티 등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키워드입니다.

◆ ‘워크인투코리아’는 어떤 내용을 ‘영문 뉴스’로 발행하고 있나요?

Walkintokorea(http://www.walkintokorea.com/)는 영어를 비롯한 다국어 미디어를 발행하는 온라인 기반의 홍보회사입니다. 본사는 대전이며, 170여 국가를 대상으로 한국의 도시, 문화, 관광, 산업을 소개합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비롯하여 미국, 홍콩, 독일, 필리핀, 싱가포르, 영국, 인도네시아, 케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베트남, 프랑스, 아일랜드, 일본 등 세계 각지에 독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협력하는 국제기구로는 UNWTO(유엔관광기구),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ASPAC, 글로벌기업으로는 Travelindex, Exploring Toursim, 뉴스배급사로는 PR Newswire등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Your Glocal Parnter’라는 슬로건과 같이 지역, 지방의 글로벌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 글로벌 마케팅을 하는 홍보 회사로서 향후 계획은?

전국의 226개 지자체와 MOU를 하고, 25년 동안 현장에서 체득한 글로벌 마케팅에 대한 전략을 제공하겠습니다. 강의와 세미나, 워크숍을 통해 우수한 글로벌 홍보, 외래 관광객 유치, 투자유치 사례를 발굴하여 한국방문위원회가 추진하는 ‘세계인이 다시 찾는 대한민국’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저는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후보지 점검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레온즈 에더 국제연맹 회장과 환담했습니다. “충청권 4개 시도연합 개최로 결정하는 것이 FISU의 최선이 될 것이다.”라는 저의 말에 레온즈 회장은 빙그레 웃었습니다. 대전, 세종, 충북, 충남은 2027 대회를 통해 글로벌 도시 마케팅을 시작해야 합니다. 대회가 끝이 나면 시설물만이 유산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투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강대훈 대표

WalkintoKorea 대표이사
글로벌수출입협동조합 이사장
(사)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대전광역시 공동회장
前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前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산업분과 전문위원
前 UCLG 대전총회 조직위원회 이사

※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구매 문의(월간토마토)
전화: 042-320-7151/ Fax: 05050-115-7274/ 이메일: tomating@gmail.com
은행계좌: NH농협은행 301-0267-4793-81 (예금주 이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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