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100년’의 기틀을 다지는 이진숙 충남대학교 총장

“자면서도 늘 학교 꿈만 꾼다”

정여림 작가 승인 2023.11.06 16:34 의견 0

‘목표가 생기면 무섭게 집중하고 추진한다, 매사에 긍정적이며 소통하는 리더십을 가졌다.’ 업무에 임하는 이 총장을 평하는 세간의 이목은 꽤 긍정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소탈하고 정이 많다. 멋있으면 이쁘지를 말든가, 털털하면 똑똑하지를 않든가……. 모든 것을 다 갖춘 드문 사람이다.”라는 칭찬과 핀잔 섞인 농담을 듣기도 하는 이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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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이목에서 그는 경영자로서도, 한 사회인으로서도 좀처럼 빈틈이나 부족함을 찾아보기 어려워보인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매사에 늘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그때마다 포장하지 않고 정직하려고 노력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월 충남대학교 총장실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는 가벼운 그의 스타일링 이야기로 시작해 성장 과정으로 흘러갔고, 총장으로 지낸 3년 8개월의 여정으로 나아갔으며 내년 2월 퇴임을 앞둔 그의 뿌듯한 소회에까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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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총장은?

19대, 직선제 선거에서 당선… ‘충남대 70년 역사이래 첫 여성 총장?’
“나는 대전토박이, 충남대 DNA를 가진 한 사람의 경영자일 뿐…”

지난 2029년 교수와 학생, 조교를 포함한 학내 구성원 전체가 참여한 직선제 선거에서 그는 당당히 당선돼 2020년 2월 28일 제19대 충남대 총장으로 임명되며 충남대 70년 역사 이래 첫 여성 총장이 됐다. ‘최초의 여성 총장’, ‘여성 리더’라는 수식어에 그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다만 자신은 뼛속 깊이 ‘대전 사람 DNA’, ‘충남대 DNA’가 박혀있는 한 사람의 경영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전에서 나고 자란 대전 토박이다. 충남대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치고 일본에서 박사 과정 후 곧바로 모교인 충남대에 교수로 30년 넘게 적을 두었다. 자신 자체가 바로 충남대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할 수는 없다.

교수 시절, 충남대 산업대학원 원장과 공과대학 학장을 역임했는데 이 시절부터 ‘웬만한 남자 학장보다 낫다.’는 평을 흔히 들어왔고, 이후 드러난 성과로 신뢰의 발판이 모이고 쌓여 총장이라는 중책도 주어진 듯하다. 총장 임기 3년 8개월 째, 그가 만들어 가는 충남대도 다양한 성과로서 증명되고 있는데, 올해 1월부터는 전국국‧공립대총장협회 회장으로서 우리나라 대학발전의 선봉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 인터뷰 스케치

‘총장의 일정은 매일이 빠듯하다. 인터뷰 일정이 있는 이날 아침도 7시 반부터 총장 일정이 시작됐다고 했다. 약속한 시간에 앞서 학교를 방문해 직원들과 여담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총장님은 복도에서 직원들을 만나면 먼저 눈 맞추고, 인사하고, 이름 불러주신다. 평소 직원들과 대화하며 소통하기를 좋아하신다.” 등의 여담을 들려주었다.

얼마 후 이 총장이 종종걸음으로 들어왔다. 5분여 늦었다고 미안해하며 총장실 자리에 앉은 이 총장이 재치 있는 서두를 이끌었다.

“오늘 직원들 수고했다고 부서 격려차 피자를 시켰어요. 한 조각은 먹고 와야 해서 5분만 있다 와야지 했는데, 앉아서 수다를 떨다 보니……. 그게 그렇게 안 됐네요. 저도 아줌마라 그 기질이 어디 가나요?(웃음)”

언론에 비친 세련되고 도시적인 그의 인상과 국립대 총장이라는 근사한 무게감을 일소하는 인터뷰의 시작이었다. 세간의 가벼운 궁금증을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열었다.

부서 격려 간담회

1. ‘멋쟁이 총장님’이신데…

바쁜 일상인데 언론에 비친 모습, 헤어‧패션 등 스타일링이 완벽하시다. 비결을 들려달라.

에휴…(웃음) 저는 언론에 나오는 사진 중 마음에 드는 사진 하나도 없다. 제가 볼 때는 다 ‘왜 이렇게 찍혔지?’ 싶다. 따로 자기 관리하는 것은 없는데 여성이다 보니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는 치장하는 정도다. 20여 년 전에는 무슨 행사가 있으면 드라이해주는 미용실을 이용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제가 직접 손질한다. 주변에서도 가끔 제 헤어스타일링 비법을 물어 공유를 한다. 소개하자면 4개월마다 펌을 하는데, 아침 손질 시는 먼저 빗질하고, 컬링하고 컬에 스프레이를 뿌려 고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머리 말리기부터 세팅까지 15분이면 족하다.

옷은 무조건 깔끔한 바지정장을 입는 편인데, 그날 있는 업무와 행사 분위기를 고려해 디자인‧색상을 고른다. 옷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라 있는 것 중 최선을 선택한다. 예전에 총장선거에 나오는데 기호가 4번이라 선거 벽보에 나오는 7명 중 정 가운데더라. 그래서 ‘남자 후보들은 다 하나같이 검은 정장을 입고 나올 테니 나는 하얀 옷을 입어야지……. 다른 후보들이 까만색으로 배경을 깔아 줄 테니.’라며 흰 의상을 선택했었다.

저녁에 일 마치고 집에 가면 씻고 바로 자기 바쁘다. 건강 관리, 운동도 따로 하는 게 없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 하니까 버텨지는 것 같다. 원래 긍정적이고 늘 즐거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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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애결혼 하셨나요?

“유학 다녀오니 노처녀 소리 들어… 무난하고 편한, 알고 있는 사람 선택한다고 했는데 속아서 결혼한 셈?”

일본 유학을 갔다 오니, 나이가 서른 살이 넘어버렸다. 서른이 넘으면 노처녀 소리 듣던 시절이었다. 중매가 많이 들어왔지만, 잘 알고 있는 사람 중에 결혼해야겠다 싶어 무난하고 편한, 착해 보이는 사람을 선택한다고 했는데 살아보니 안 착하더라. 남편은 같이 일본에서 유학하며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인데, 제가 먼저 귀국해 들어오게 됐고 사귀는 기간이 많지 않았지만 급진전됐다.

남편이 굉장히 부드러운 사람으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속은 무쇠 같더라. 속아서 결혼한 셈이다(하하). 그래서 잘못 골랐다고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결혼하고 한 3년은 많이 힘들었다. 남편은 착한데 고집이 세었다. 둘이 신경전이 이어지다 3년쯤 지나니 ‘나만 힘든가?’ 싶어서 억울했는데 어느 날 ‘아! 나 때문에 저 사람도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나더라.

그게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전환점이 됐다. 그때는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거나, 직업을 가지려면 결혼하지 않던, 그런 과도기의 경계였다. 저는 그 두 가지를 다하는 시작점에 있었다. 남성이 가부장적이고 변하지 않던 시대였다. 직장과 일, 두 가지를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니 서로 신뢰가 쌓이고 남편도 나를 잘 이해해줘 지금 아주 잘살고 있고 든든한 내 편이다 싶다. 친정 식구들 말로는 ‘네가 남편 사람 만들었다.’고 하기도 한다(하하).

자녀는 딸이 둘인데 하나는 결혼했다. 아이들은 엄마가 매사에 어설프다며 ‘허당’이라고 한다. 내가 집에서 감정에 솔직한 빈틈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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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총장님이 자라 온 환경은 어땠나요?

“3남 3녀 중 막내,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워 도시락을 못 싸간 적도 많았지만 부모님 귀여움을 독차지한 꿈나무”

성장기에 부모님의 사랑을 풍족하게 받았다. 3남 3녀 중 막내라 귀여움을 많이 받았고 저를 ‘꿈나무’로 항상 치켜세우며 키우셨다. 그 시절 나는 남녀차별을 안 받았다. 집에 아들 반 딸 반인데 딸에 대해 차별하는 언사를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 학교를 마치고 버스에서 내리면 부모님 두 분이 마중 나왔다가 나를 데리고 들어가기도 하셨다.

아버지는 고학력자이고 키가 크고 평소 잘 차려입는 멋쟁이라 제 눈에는 참 멋있으셨고, 어머니는 자식에게 희생적이고 다정한 전형적인 어머니상이셨다. 초등 6학년 때 아버지께 “아버지의 가장 기쁜 일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우리 진숙이 박사 학위 받는 날”이라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아 나는 박사가 돼야 하나보다.’라고 늘 생각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져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했다.

중‧고등학교 때 점심 도시락을 싸가는 일이 드물었고, 점심시간이면 대신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다. 쫄쫄 굶다 저녁에 집에 오면 허기가 졌고 국수라도 먹게 되면 두 그릇까지 먹었는데, 그때 위가 늘어나서 지금도 속이 안 좋은 것 같다. 고생하고 어려웠지만 따뜻한 부모님의 보살핌 덕에 궁핍한 생활이 고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힘들었지만 꿈을 가졌다.

늘 아버지가 바라시는 대로 ‘나는 잘 클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걸었다. 고교 졸업까지도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충남대에 와서 공부할 기회가 생겨 운이 좋다 느꼈다.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며 포기 못하는 끈질김이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결혼하기 전까지도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생활이었다. 아버지는 제가 서른에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4. 직함 앞에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흔히 붙는데?

“준비가 안 돼서 위축될 때는 있더라도 여성이라서 위축된 적은 없어… 총장 되고 두 다리 뻗고 자본적 없다. 제가 힘든 건 괜찮은데 학교가 잘못될까봐.”

저는 일을 하면서 제가 여성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는다. 실력이 없어서 준비가 안 돼서 위축될 때는 많더라도 제가 ‘여성’이라서 위축되는 경우는 없다. 교수도 굉장히 재밌게 했고 연구도 재밌게 했는데 총장이 되니 이 일도 너무 재밌더라. 제가 순응을 잘한다. 이 일이 힘들지만 재밌다. 인생의 모토는 사실 계획이라는 것을 따로 세우지는 않고 늘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즐기면서 재미있게.

대학 총장이 되다 보니 전국 국‧공립대학교 협의회장이 될 기회도 자연스럽게 온 것이라 본다. 일이 좋고 즐겁게 하려고 하고 괴롭지만 재밌게 하려고 한다. 국립대 총장직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해 나가야 한다. 늘 부족함을 느끼는데 그때마다 정직하려고 노력한다. 아는 척하거나 포장하지는 않는다. 내 있는 그대로를 내놓고 내 힘으로 부족하면 집단지성이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 개인적으로 매사 준비가 안 돼 있으면 불안한 과라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체력이 달릴 때는 ‘공진단’을 먹는데 의외로 효과가 있다. 총장 되고 나서 편한 잠을 한 번도 못 잔다. 총장님들 소통 채팅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퇴임하시는 총장님 보고 ‘이제는 두 다리 뻗고 주무시라.’며 인사를 나누더라. 그래서 모든 대학총장들은 밤잠 못 이룬다는 걸 알았다.

저는 밤에 꿈을 꿔도 학교 꿈을 꾼다. 학교에 대한 고민으로 잠을 설치기 일쑤다. 학교는 큰 사안이 끝나면 또 다른 사안으로 늘 채워진다. 그런 다양한 이슈들로 제가 힘든 건 괜찮은데 학교가 잘 못 될까봐 그게 가장 염려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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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난 3년 8개월여, 충남대학교 총장으로서 핵심 성과를 꼽아주신다면?

지난 2020년 2월 28일 충남대학교 총장으로 임용돼 벌써 3년 8개월이 지나고 이제 임기 3개월여를 남겨두고 있다. 정말 빠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취임 직후 코로나19로 인해 학사일정과 학교 운영에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학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팬데믹 상황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연구하는 대학으로서 많은 대학들이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조명을 받았다. 위기 상황에서도 대학의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구성원과 함께 노력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총장으로서 저는 무엇보다 지난 3년여, 충남대가 미래 100년 대학으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고 본다. 지난 3년여 간 정부로부터 재정지원 사업과 시설 확충 사업 등 1조원이 넘는 재정을 확보했다. 짧게는 2~3년 정도의 프로젝트부터 길게는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충남대가 개교 70년을 넘어 100년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를 쌓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대전-세종-충남지역을 잇는 초광역 캠퍼스의 기틀을 놓았다고 본다. 충남대는 현재 대덕캠퍼스, 보운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세종캠퍼스는 내년 8월 개원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중이온가속기가 입주해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신동지구에 신동캠퍼스 부지를 확보했으며, 충남도청 소재지가 위치한 내포신도시에도 내포산업시설용지를 확보해 대전-세종-충남으로 이어지는 초광역 캠퍼스 건립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건양대에서 열린 ‘산업과 연계한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 규제혁신 현장간담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직접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지난 5월 교육부가 ‘대학의 장이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거쳐 타 지역에 캠퍼스를 설치할 수 있도록’하는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이 입법예고됐고, 이른 시일 내에 개정안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남대가 지역에서 국가 거점국립대의 역할을 하게 해 달라는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요청, 아니 염원이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충남대는 대전시를 넘어 충남에 캠퍼스를 설립할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내포산업시설용지를 내포캠퍼스로 확대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명실상부 대전·세종·충남의 거점국립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은 앞으로 선도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6. 앞으로 충남대학교는 어떤 대학이 되기를 바라는지?

1952년 5월 25일 설립된 충남대학교는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유일한 거점국립대학교로서 위상과 역할을 다 해 왔다. 이제는 개교 70년을 넘어 100년 대학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저는 미래 100년 대학으로서의 충남대 2050년 비전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국립대학교’를 발표했다. 이에 ‘K-Edu 대표 대학’, ‘글로벌 연구중심 대학’, ‘지역 성장주도 혁신대학’, ‘초광역 캠퍼스 완성’ 등 4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대학의 발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교 70년을 넘어 미래 100년 대학으로서의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교육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학령인구는 급속히 감소해 2040년이 되면 현재의 60% 수준인 24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저는 충남대 총장으로서 다양한 혁신 과제를 제시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제19대 총장으로서 내년 2월말이면 임기를 다하고 대학 경영의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충남대가 지난 4년, 지난 70년간 쉼 없이 노력해 온 혁신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충남대는 지난 70여 년간 대전·세종·충남지역을 대표하는 국가 거점국립대학으로서 보여준 저력을 토대로, 교육과 연구라는 대학 본연의 역할을 뛰어넘어, 산업과 사회 발전을 견인하고 지역 혁신 성장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나아가, 현재의 지역에 안주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우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충남대가 그동안 보여준 저력과 잠재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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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율 감소에 따라, 2025년까지 대학 정원을 1만 6,197명 줄인다고 하는데?

“정부의 계획은 당연한 조치, 입학 자원의 수준도 점점 떨어질 것은 명확히 예측되며 이로 인한 연구 경쟁력 저하는 당면 과제”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의 소멸은 이미 정해진 결론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대학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며, 이는 대한민국의 경쟁력 저하로 연결된다. 2025년까지 대학 정원 1만 6,000여 명을 줄인다는 정부의 계획은 당연한 조치다.

2025년 이후에는 훨씬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가 예견돼 있고, 현재 정부와 대학 모두 입학 자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 물론, 거점 국립대학교인 충남대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당장 미달사태가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입학 자원의 수준은 점점 떨어질 것은 명확히 예측되며 이로 인한 연구 경쟁력 저하는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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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내년, 2월 임기 끝인데 향후의 행보는?

“퇴임 후에는 학과로 내려가서 평교수, ‘정년하면 닭을 키울까, 꽃을 기를까?’ 고민”

지금으로서는 마지막까지 남은 총장 소임에 충실할 것만 생각한다. ‘대학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던 총장’, 개교 71년을 넘어 100년 충남대학의 기틀을 공고히 다진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총장 퇴임 후에는 학과로 내려가서 평교수로서 학생들 가르치면서 연구하며 퇴임을 준비할 것 같다. 그 후 계획은 따로 없다. 저를 필요로 하는 일, 또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만나 열정적으로 하게 되면 좋은 데, 그런 것도 욕심일 수 있겠다.

내년에 퇴임하는 남편이 여행을 가자며 기대를 잔뜩 하고 있다. 둘이서 ‘정년하면 닭을 키울까, 꽃을 기를까?’라며 얘기를 나눈다. TV에서 원예 프로그램을 보면 ‘저렇게 비료를 주면서 꽃을 피워야 되는구나.’ 하며 매우 관심 있게 본다. 제가 워낙 순응을 잘하는 과라 어떤 상황에서도 즐겁게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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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0대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에 취임했는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현상,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 대학 공통과제 함께 고민”

올해 1월 1일부터 전국 40개 국‧공립대학교의 협의체인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인구 소멸’이라고 표현될 정도의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현상, 글로벌 경쟁력 약화, 같은 현상은 국‧공립대학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 공통의 과제다.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또한, 국‧공립대의 설립과 존재 이유에 맞는 교육의 공공성, 책무성을 고민하는 한편, 4차산업혁명 시대, 포스트 코로나시대, 대학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 3월, 그리고 6월에 두 차례 협의회 회의를 개최하고 전국 국‧공립대학교의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로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대학 관련 과제들이 현실화되고 백년대계로서 올바르게 수행될 수 있도록 국‧공립대학교가 다 함께 지혜를 모으는데 구심점이 돼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컬대학 30사업 등 이슈가 되는 사업들을 중심으로 총장들과 의견을 모으고 있다.

충남대학교 제19대 총장 이진숙

<임 기>

2020. 02. 28. ~ 2024. 02. 27.

<학 력>

1986~1989 Tokyo Institude of Technology 건축환경계획(박사)
1982~1984 충남대학교 건축계획(석사)
1978~1982 충남대학교 건축공학교육(학사)
1975~1978 대전여자고등학교

<주요 경력>

2020-현재 충남대학교 총장
2023-현재 전국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
2023-현재 국가산학연협력위위원회 공동위원장
2023-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
2017-2019 공과대학 학장 / 산업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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