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의 여행이야기] “거창韓거창” 비계산에서 우두산까지, 으뜸과 버금을 걷는다

소천 정무영 승인 2024.01.10 14:37 의견 0

비계산(飛鷄山)

경남 거창군 가조면과 합천군 가야면에 있는 비계산의 높이는 1,126m이며, 산세가 마치 닭이 날개를 벌리고 날아가는 것처럼 보여 비계산이라고 부른다. 돌, 굴, 바람, 너덜이 많은 산으로 유명하다. 정상 부근에 암봉과 암벽이 많고, 정상의 남서쪽 아래에 바람굴[風穴]이라고 부르는 큰 동굴이 있다. 10여 명이 들어설 정도의 크기로, 전장이 200m 정도 된다. 지층이 변화할 때 암반이 겹쳐져 생긴 것으로 보인다. 능선에 바위가 많으므로 주의 하여야 한다.

산행은 거창휴게소나 도리에서 각각 시작할 수 있다. 거창휴게소에서 동쪽으로 약 5분 거리에 나 있는 도성육교 밑을 지나면 묘지가 있다. 이곳을 지나 왼쪽 숲길을 헤치고 올라가서 주능선을 탄다. 주능선은 경사가 점점 급해지며 억새풀이 많이 나 있다. 북쪽으로 보이는 정상을 향해 능선을 따라 오른다.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암릉이 시원하게 뻗어 있고, 남쪽 아래로 광주대구고속도로가 보인다. 건너편으로 두무산(1,058m)과 오도산(1,046m)이 선명하게 보인다. 도리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주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르고, 거창휴게소로 내려올 수 있다. 이 코스는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부근에는 숙종 때 조성한 귀연서원과 약수정 등도 남아 있다. 또,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가야산 해인사와 남산제일봉이 멀지 않다.

우두산(牛頭山)

경남 거창 가조면과 가북면에 걸쳐있는 우두산 상봉의 높이는 1,046m이다. 9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주봉(主峰)은 상봉이다. 산이름은 산의 형세가 소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 한다. 전체 산이름을 별유산(別有山)이라고도 하며, 상봉을 별유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 9개 봉우리 가운데 의상봉(義湘峰)은 제2봉이지만 주봉인 상봉보다 인기가 많아 산이름이 이 봉우리의 이름으로 알려진 경우도 많다.

의상봉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참선하던 곳이며, 주변 경관이 빼어나고 아름답기 때문에 다른 봉우리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암봉(巖峰)으로 이루어진 의상봉에 올라가면 가야산, 덕유산, 지리산을 비롯해 장군봉, 상봉, 비계산(1,126m), 처녀봉, 박유산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자락에는 신라 애장왕(재위 800∼809)때 순응(順應)과 이정(理貞)이 창건한 고견사(古見寺)가 있고, 경내에 동종과 석불, 탱화, 법화경 등의 문화재가 있다. 부근에는 높이 80m의 고견사 폭포(견암폭포), 의상대사가 수도할 때 매일 2인분의 쌀이 나왔다는 쌀굴도 있다. 산행은 고견사 입구를 기점으로 하여 Y자형 출렁다리를 보고 마당재를 거쳐 상봉에 올랐다가 의상봉으로 내려오는 코스와 고견사 의상봉으로 정상 상봉에 올랐다가 마장재를 거쳐 Y자형 출렁다리를 보고 고견사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다. 산행 후 가조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부근의 위천면 황산리에는 유명한 ‘수승대국민관광지’가 있는데, 원래 이곳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였던 곳으로 신라가 백제의 사신들을 맞아들이지 않고 돌려보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맑은 물과 커다란 거북모양의 바위 대(臺)가 어우러진 곳으로, 가족단위 관광지로 적합하다.

비계산에서 우두산까지

거창지역 산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다. 함양과 경계를 이루는 기백산, 금원산과 현성산에 대한 한여름 추억과 가까이에 있는 해인사를 품은 ‘가야산국립공원’의 만물상코스와 남산제일봉은 금강산 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하며 주변에 좋은 산들이 즐비하다. 비계산과 우두산은 합천과 경계를 하고 있으며 가희 으뜸과 버금이라 할 만하다. 비계산은 북쪽으로 가야산과 남산제일봉, 남쪽으로 두무산과 오도산 등 주변을 잘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자신보다 주변을 빛나게 해주는 반면에 우두산은 멋진 암릉과 화려한 산새로 스스로 빛나는 당당함이 있는 산이라 할 수 있다.

오늘산행은 도리에서 비계산을 올라 마장재를 거쳐 우두산 상봉, 의상봉에 오르고 고견사로 하산하여 ‘Y자형 출렁다리’를 보기로 하고 출발한다. 도리에서 비계산 정상은 오름 고도700m를 급격하게 올려야 한다. 오늘 비계산에서 우두산까지 연계산행 구간 중 가장 힘든 구간 인듯하다. 가파른 오름길 코가 땅에 닿는다. 낙엽에 덮힌 길이 미끄럽다. 말없이 “묵언수행”을 하는듯 오르고 또 오르는 산행을 한다. 돌이 많고 굴이 많고 너덜이 많은 산이라는 말을 실감하며 능선에 올라 비계산 정산에 오르면 정상석이 두개나 있다. 먼저 만나는 정상석은 산악회에서 만든 정상석이고 조금 더 진행하여 만나는 정상석은 거창군에서 세운 정상석이다. 정상석을 뒤로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전망을 즐긴다. 조망 맛집이다. 앞으로 남산제일봉과 그 뒤로 가야산이 선명하고 해인사까지 들여다 보인다. 뒤로는 ‘대구광주고속도로’ 너머로 골프장이 보이고 그 뒤로 잘 모르는 산인데 오도산이 우뚝 솟아 있다. 정상아래에는 ‘비계풍혈’이라는 큰 굴이 있다한다. 연계산행으로 먼길을 가야해서 굴은 가보지 못하고 바로 마장재 방향으로 서둘러 이동한다. 비계산 정상에서 마장재까지 오르락 내리락 멋진 뷰가 자꾸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마장재 내려서면 억세평원과 철쭉군락지가 펼쳐진다. 마장재 소나무 군락지 너머로 펼쳐진 우두산 바위군단이 장관이다. 여유롭게 마장재 평상에 앉아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우두산으로 발길을 잇는다. 가야산 만물상 못지않은 바위능선이 이어지는 우두산 상봉까지 구간도 결코 만만치 않다. 흔들바위, 대포바위, 코끼리바위 등 이름없는 암릉이 실크로드라 할 수 있다. 우두산은 100대명산은 아니지만 100대명산 못지않은 웅장한과 화려함이 일품이다. 상봉에서 ‘등산유튜버’ 하시는 분을 만나 잠시대화를 나누고 그분은 마장재로 나는 의상봉으로 발길을 서두른다. 상봉에서 내려서 의상봉 100m 절벽 같은 계단이 힘들다. 의상봉에 올라서면 덕유산 지리산 까지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참선한 곳이라 한다. 버스와 약속한 시간에 떠밀려 부지런히 내려와 고견사로 향한다. 고견사에 들러 합장하고 물한모금 얻어 마시고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주차장에서는 우두산 명물인 ‘Y자형 출렁다리’가 바로 올려다 보인다. 출렁다리까지 왕복 30~40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Y자형 출렁다리’는 길이109m(40m+24m+45m)이며 폭은1.5m 정도되며 내진설계 1등급으로 성인750명의 무게로 1천년동안 버틸 수 있는 설계로 “건축디자인 대상 수상”을 하기도 했다 한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오면 오늘 걸어온 산군들이 올려다 보인다. 왼쪽 장군봉부터 의상봉, 상봉, 마장재 오른쪽으로 비계산까지 가조평야를 둘러싸고 서있는 1,000m를 넘나드는 고산군들의 모습이 가히 ‘가조천지’라 할 만하다. 매표소에서 받은 거창사랑상품권으로 거창 사과를 구입하여 한 입 베어 물고 달달한 사과 맛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Y자형출렁다리

항노화힐링랜드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셔틀버스 이용

입 장 료 : 3천원(7세이상 65세미만) 2천원 ‘거창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관람시간 : 하절기 3월~10월까지 9:00~17:00, 동절기 11월~2월까지 9:00~16:00

추천코스


■ 비계산~우두산 종주코스

도리   비계산 정상   마장재   우두산 상봉   의상봉   고견사   Y자형 출렁다리  고견사 주차장 (11km 5시간30분~6시간)

■ 비계산코스

거창휴게소   돌탑삼거리   뒷들재삼거리   비계산 정상   도리   거창휴게소

(6.5km 4시간~4시간30분)

■ 우두산코스(Y자형 출렁다리)

고견사주차장   바리봉   장군봉   우두산 상봉   의상봉   Y자형 출렁다리   주차장

(9km 6시간~6시간30분)

고견사주차장   Y자형 출렁다리   마장재   우두산 상봉   의상봉   고견사   주차장

(6.2km 4시간~4시간30분)

저작권자 ⓒ 시사저널 청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