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正初의 斷想

김형태 박사 승인 2024.02.07 15:22 의견 0

신년을 맞아 정월이 되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각오도 다지면서 지난해와 차별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것이 개선이고 발전이 되는 것이다. 정월(January)은 ‘Janus신’의 이름에서 유래 한 것인데 그 신(神)은 얼굴이 양면으로 돼 있어 한쪽 얼굴로는 과거를 회상하고 다른 쪽 얼굴로는 미래를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마지막 장과 새로운 장의 첫 번째를 연결하는 경계선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다. 엘리너 루즈벨트 여사는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mystery, Today is present. That’s why we call it present.”란 시를 전해주었다. 그렇다. 과거는 역사, 미래는 신비, 현재는 그 양자를 연결하며 무엇인가를 만들어 가는 선물인 것이다. E. H. Carr도 “역사는 과거와 미래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1) “이 아침에 찬란히 떠오르는 빛은/이 땅 어느 곳에나 비추이게 하소서./손등에 햇살을 받으며/봄을 기다리는 아이들아/병상의 아픔에도/젊은이들의 터질 듯한 벅찬 가슴과/외로운 노인의 얼굴에도/희망과 꿈이 되게 하소서/또다시 우리에게 허락되는 365일 삶의 주머니 속에/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의 결실로 가득 채워/한 해를 다시 보내는 날은/기쁨과 감사를 드리게 하소서./이 해는/행복한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들을/따뜻하게 보살피는 손길이 되게 하소서./이 새로운 아침에/찬란히 떠오르는 빛으로/이 땅의 사람들의 영원을 향한 소망을 이루게 하시고/이 아침의 기도가 이 땅 사람들의/오천 년을 가꾸어 온 사랑과 평화로 함께 하소서.” (용혜원/아침의 기도)
중국의 병법학자 손자는 始計 제1편에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5덕(五德)으로서 ① 智=실상(實相)을 정각(正覺)하여 배와 키를 바로 잡아야 한다. ② 信=솔선수범, 언행일치 신상필벌을 공정하게 실시해야 한다. ③ 仁=오기장군의 등에 난 종기를 입으로 빨아 주듯 동인노고(同人勞苦) 해야한다. ④ 勇=見機卽發 하고 遇敵卽鬪 해야 한다. ⑤ 嚴=軍政을 整齊하면 號令如一 하게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제선사가 말한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즉 어느 곳 어느 입장에 가도 그곳의 주인공이 되라는 말로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귀한 지도 조언이라 할 수 있다.


(2) “가장 낮은 사랑이/가장 깊은 사랑입니다./내 사랑의 크기만큼 그의 사랑이/같아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으며/받아서 채워지는 사랑보다는/주면서 채워지는 사랑/그로 인해 알게된 아픔과 슬픔에도/행복할 수 있는 사랑/그렇게 낮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입니다./그가 보고픈 만큼/그가 그리운 만큼/내 가슴 오려내는 사랑/그와 같은 눈높이에 서서/나 자신을 하나하나 비워감에 따라/그 자리에 어느새/그가 하나하나씩 쌓여 가는 그런 사랑이/가장 절실한 사랑입니다.” (박상철/가장 낮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살하고 잡혀 뤼순 감옥에 갇혀있던 안중근 의사에게 모친 조마리아 여사가 편지를 보냈다.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닌 조선인(朝鮮人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그러니 나라를 위하여 딴 맘 먹지 말고 죽어라! 아마도 이것이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네 수의(壽衣) 옷을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왜 조마리아 여사는 자식을 사랑하지 않았겠나? 왜 안중근 의사는 죽음 앞에서 두렵지 않았겠나? 32세의 청년으로서 더 살고 싶지 않았겠나? 하지만 안중근 의사도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도 삶에 대한 애착보단 대의명분과 나라를 위한 애국충정, 위국헌신을 먼저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도 우리 국민들의 가슴속에 진한 감동으로 살아있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도 死卽必生 生卽必死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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