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펫케어의 패러다임을 바꾼 AIBIOME 양동욱 대표

1g의 디테일, 반려견 장내미생물 분석키트

김경희 작가 승인 2024.03.06 16:01 의견 0

패러다임을 바꾸는 길은 리스크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반려견인구가 천만을 넘기면서 그 가족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영역은 바로 반려견 질환과 치료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다. 아직은 사회적 통념이 반려견 가족에게 미온적이라 질병이 발생했을 때 그들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고통은 온전히 그 가족의 몫이다.

AIBIOME은 그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는 반려견 장내미생물 분석키트를 선보였다. ‘아프기 전에 치료하자.’라는 단순한 원리로부터 시작한다. 치료가 아닌 예방이라는 화두가 아직은 낯설지만 예방은 치료보다 경제적 물리적 비용을 극소화시킨다. 쏟아지는 반려견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아이템은 단연코 건강을 테마로 한 제품들이다. 그 선상에서 반려견 질환 예방키트는 많은 반려견 신제품 중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집안의 반려견 진료실, 1g의 반려견 대변으로 집에서 건강 확인을

양 대표는 장내 미생물 관련 사업에 뛰어들기 전부터 경희대 한방재료 가공학과 박사학위를 받고 유산균과 미생물 쪽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패러다임이 질병 치료에서 예방으로 이동하는 시장의 흐름도 읽고 있었다. ‘질병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란 화두를 놓고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피부와 구강, 질, 장 등에서 서식한다. 장내 미생물은 건강 측정의 바로미터다. 양 대표는 장내 미생물의 서식이 식습관과 직결되어 있고 장내 좋지 않은 물질이 축적되면 질병으로 전파되는 가속도가 붙는다고 설명한다. 곧 건강이 손상되기 전에 장내 미생물을 파악하고 식습관을 개선하면 건강의 질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장내미생물 테스트기를 이용하는 방법은 동봉된 면봉으로 반려견의 대변을 소량 담아 통 안에 넣고 회사로 보내면 된다. 회사는 반려견의 건강상태와 질병 발생 여부를 세밀하게 분석해 집으로 보내준다. 반려견의 장 속 마이크로바이옴 유익균과 유해균을 분석·진단한 결과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요 질환 발생 요인을 찾아 예방이 가능하다.

반려견이 아프기 전 예방할 수 있는 일종의 건강지표로 활용한다. 집안의 진료실이란 타이틀로 손색이 없다. 동물병원까지 가는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주요 균은 여섯 가지로 분류된다. 락토바실러스, 클로스리듐 디피실리, 박테로이데테스, 피르미쿠테스, 푸조박테리움, 황색포도상구균 등이다. 장염 질환 원인과 대장암, 잇몸병, 설사 유발, 피부병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미생물을 세밀하게 관리한다.

기존 반려견 시장에 소변검사용 키트는 시판중이지만 단순 검사의 한계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의 한계와 맞닥뜨리게 된다. 키트 사용 후 입증되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고무적인 반응들이 수집되고 있다. 10마리의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동물 인플루언서가 진단 키트를 이용해 10마리 강아지의 용변을 검사했다. 그 중 두 마리의 강아지에서 암 유발 미생물 수치가 높게 나왔고 실제 검사를 통해 암이 진단되는 사례가 있었다.

양 대표의 바람이 현실화 된 사례이다. 강아지들이 질병에 걸린 후에 치료를 진행하는 부담을 줄이고 진단키트를 통해 미리 장내 미생물을 검사해서 질병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동시키고자 한다.

“1g의 반려견 대변으로 건강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한 줄의 슬로건에 반기를 들 수 없는 건 우리 역사 속의 임금들 건강 상태를 임금의 용변으로 체크하던 전통적인 방식을 떠올릴 수 있다. 과학은 의외로 일상속의 작은 움직임들로부터 시작된다는 원리를 담고 있다.

반려견 장내미생물 분석키트는 수년간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한 연구진과 수의내과 전문의가 만나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 확인을 집에서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단 서비스로 안착하고 있다.

진행과정을 들여다보면 장속 마이크로바이옴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을 분석, 진단하는 서비스로, 분변 샘플을 이용해 반려견의 건강상태 및 질병 발생 여부를 가정에서 알아 볼 수 있다. 현재 반려견에게 급여하는 사료나 간식 등의 식이 정보와 산책 및 대변 횟수 등 라이프 정보를 사전 입력하면, 인공 지능 분석을 통해 반려견의 현재 장환경 상태와 적합한지 여부도 함께 확인 가능하다.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장내 미생물 진단키트 주문, 분석결과 확인, 건강이력 관리, 맞춤형 사료 추천(예정)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장내 환경 변화 추이를 확인하고, 건강상태를 한눈에 파악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으로만 출시되었으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펫케어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양 대표는 반려견 장내미생물 분석키트 출시 후 반려견 종합 영양제 ‘트리플옴’도 더불어 연구 생산했다. 2023년 12월 1일 출시한 이 제품은 장 건강과 심장, 신장을 위한 장내 미생물 솔루션이다. 신바이오틱스 비타민 B12와 코엔자임q10, L-아르기닌, L-카르니틴, 키토산, Omega-3 비타민 C, E 등을 함유한 영양제이다. 장내 미생물 데이터와 최신 수의과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반려견 맞춤 영양제로 출시됐다. 수의내과학 교수와 전 경희대 한방재료공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독보적인 제품이다.

사료와 간식 등에 섞어 급여하고 기호성 테스트에서 여러 반려견이 거부감 없이 영양제를 섭취하며 결과를 입증했다. 현재 여러 동물병원에 납품 계약이 진행 중이다. 에이아이바이옴은 출연연구기관과 수의학 대학과 식단을 디자인하는 특허를 준비 중이다.

양 대표는 강아지들이 좋은 섭식과 장내미생물 진단키트로 미생물을 분석하는 과정만으로도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도록 연구에 지속적인 박차를 가한다. 이제 반려동물에서 가족이라는 상위개념으로 인간의 삶에 더불어 함께 하는 존재로 인정받는 반려견. 건강 케어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양 대표의 행보가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익을 담당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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