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환의 골프이야기] 골프로 사람 성격 알아보기

육동환 편집위원 승인 2024.04.08 16:29 의견 0

사람의 성격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요인들로 ‘진짜 나’에 대한 표현이지만 ‘진짜 나’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낼 수 있어 겉모습만으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사람의 성격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골프이다. 같이 골프를 쳐보면 그 사람의 매너나 인격, 그리고 태도 등이 종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골프 하다 보면 상대방의 평소 성격과 품성들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정말이지 다시는 상종하기 싫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점수는 별로인데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어울리는 사람마다 개개인 특성은 꼭 있다.

OB가 나면 골프 규칙대로 플레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몰간을 달라는 사람이 있고, 타수를 속이는 사람도 있고, 누가 보지 않아도 정직하게 타수를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러프에 빠졌을 때는 장타 위주의 무모한 모험만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현명하게 레이업하여 잘 빠져나와 다음번 기회를 활용하는 사람이 있다.

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느긋한 사람이 있고, 지나친 경쟁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의 좋은 타구를 손뼉 치며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도 있다.

오래전 K 사장 동기생들과 내기 골프를 친 적이 있다. 그 날따라 원하지 않는 곳으로 공이 자꾸 가 OB에, 러프에, 벙커에 빠지는가 하면 그린에서도 3퍼트에……. 동반자들은 그런대로 치는데 유독 이 분만 그러기를 몇 홀째. 파는커녕 보기, 트리플을 거듭하다 급기야 K 사장이 워터 해저드가 있는 홀에서 티샷한 볼이 물에 빠지자 열 받아 얼굴이 벌게지며 육두문자와 함께 사자 같은 포효를 한 번 지르더니 자기 골프 백을 그대로 호수에 던져버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클럽하우스 쪽으로 올라가버렸다. 나머지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 있는 가운데, 올라가던 사람이 다시 오길래 나머지 홀을 같이 치나보다 했는데, 연못에 빠진 골프백을 건진 다음 골프백 주머니에서 자동차 키를 찾아내더니 골프백은 다시 호수에 집어 던지고 골프를 중도 포기하고 사라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은 아마도 자동차 스마트키에 물이 들어가 자동차 시동 거는 데에 고생을 했겠지만 아마 그렇게 함으로써 ‘골프를 자기 마음대로 했으니 내가 이겼다.’라는 마음의 위로를 얻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행동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골프를 포기한 것이니 패배보다 더 못한 결과로, 동반자들과 즐거운 라운드를 망쳐 매너가 꽝이라고 소문나기 십상이다. 아마도 다음 골프에는 동반자를 구하기 힘들 것 같았는데 역시나 그 후 골프장에서 K 사장을 보지 못했다.

골프가 재미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골프장에 가면 푸른 초원과 계곡이 있고 꽃이 있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인데, 덕분에 코로나 시대에도 각광을 받은 스포츠이다. 골프는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아 마음을 비워야 하는 멘탈이 중요한 운동으로 골프공은 프로가 치면 본 데로 가고, 아마추어가 치면 친 데로 날아간다고 한다.

치기 전 훼어웨이 가운데로 보내고자 샷 한 볼이 공이 스위스스팟에 맞는 순간 조금만 비뚤게 맞아도 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다. 프로도 연습장에서 하루 1,000개씩 연습 볼을 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깨 근육에 스윙 궤도가 입력되어 어느 날부터는 아이언마다 거리가 정확게 날아가게 된다.

봄꽃이 만개한 골프장에서 봄의 향연을 만끽하며 주변 분들과 골프를 치면 대충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 되니, 자신도 매너와 에티켓을 준수하여 수준 높은 골프 문화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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